한국, 대학전공·직업 미스매치율 50%로 OECD 국가중 1위…왜?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입력 2021-11-18 11:22 수정 2021-11-18 11:32
우리나라 대졸 청년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국가 중 31위이고, 청년 대졸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20.3%로 OECD국가 중 3번째로 높다는 분설 결과가 나왔다. 대학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율은 50.0%로 OECD 1위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OECD 국가의 청년(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 및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 대졸자 고용률은 75.2%로 OECD 최하위권위에 속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청년 대졸자의 고용률이 낮은 이유로 경제활동에 참가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은 것에 주목했다. 청년 대졸자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이 20.3%로 OECD 37개국 중 최상위권(3번째)이라는 지적. 지난해 기준 청년 대졸자 비경제활동인구 10명 중 3명은 취업준비생이며 10명 중 2명은 그냥 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청년 대졸자의 노동력 유휴화가 심각한 셈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청년 대졸자의 취업이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로 한경연은 전공과 일자리 미스매치를 꼽았다. 우리나라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율은 50.0%로 OECD 22개국 중 1위 였으며, 올해 통계청 조사에서도 일자리와 전공과의 불일치율은 52.3%로 취업자의 절반 이상은 전공과 무관한 일자리에 취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미스매치가 심한 이유로 대학 정원 규제를 꼽았다. 한경연은 실례로 미국의 스탠포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정원이 2008년도 141명에서 2020년 745명으로 5배 증원되는 동안 서울대학교는 55명 정원을 70명으로 증원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하면서 “대학 정원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의 적시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도 청년 대졸자 고용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우리나라 청년 교육 이수율은 69.8%로 OECD 37개국 중 1위였지만, 고학력 일자리 고학력 일자리 수는 이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계열 비교가 가능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대졸자는 연평균 3.0% 증가했으나 고학력 일자리 증가는 1.3%에 그쳤다.
또한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기존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 밝혔다. 생산시스템 고도화에 따라 전 산업 취업유발계수 특정 상품에 대한 최종수요가 10억 원 발생할 경우 해당 상품을 포함한 모든 상품에서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취업자 수는 2010년 13.8명에서 2019년 10.1명으로 줄었으며, 소위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010년 7.86명에서 2019년 6.25명으로 줄었다.
이러한 일자리 상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4차산업 혁명시대에 걸맞게 첨단산업으로의 신속한 사업전환과 연구개발 지원 등을 통해 청년 대졸자들이 취업하고 싶어하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의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도 청년들의 신규채용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밝혔다. WEF 노동시장 경쟁력 순위는 141개국 중 97위를 기록했으며, 프레이저 연구소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 자유도 순위는 165개국 중 149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노동시장 경직성은 기업들의 신규채용을 위축시키며 청년들의 취업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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