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IPO 3년만에 재추진… “내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

신지환 기자 , 이상환 기자

입력 2021-11-18 03:00 수정 2021-11-1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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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중 상장 예비심사 청구… “상장 핵심요건 대부분 갖춰”
주주간 분쟁 리스크 털고, 신사업 성장동력 확보 계획
성공땐 5년만에 ‘상장 생보사’… ‘IPO 흥행’ 전망은 엇갈려




교보생명이 내년 상반기(1∼6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3년 만에 다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내년 상장에 성공하면 2017년 이후 5년 만에 증시에 입성하는 생명보험사가 등장하게 된다. IPO를 통해 3년 가까이 이어져 온 재무적 투자자(FI) 어피니티컨소시엄과의 분쟁도 마무리하고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교보생명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장 완료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잡았다. 구체적인 공모 규모와 시기는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확정할 방침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최근 국제중재 법원이 어피티니와의 분쟁에서 교보생명에 유리한 판결을 내려 경영상 리스크가 해소됐다”며 “상장 심사를 위한 기업 규모, 재무 및 경영 성과 등 핵심 요건도 대부분 갖췄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이 IPO를 서두르는 것은 2023년부터 적용되는 IFRS17(국제회계기준)과 K-ICS(신지급여력제도)에 대비해 자본 조달 방법을 다양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금융지주사로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다 어피니티와의 분쟁을 최종적으로 매듭짓기 위해 IPO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교보생명이 상장되면 어피니티는 블록딜 등을 통해 지분을 처분할 길이 열려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어피티니 측은 그동안 IPO가 되지 않아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해 풋옵션(지분을 미리 정한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을 행사했다고 주장해 왔다.

교보생명은 2018년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풋옵션 가격’을 두고 벌어진 어피니티와의 분쟁이 국제중재로 이어지면서 IPO 절차도 스톱됐다. 그러다 9월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재판부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풋옵션 매수 의무나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분쟁 과정에서 어피니티가 신 회장 보유 주식 일부에 가압류를 걸었지만 판결에 따라 가압류도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IPO로 조달한 자금을 마이데이터,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투자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생보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받아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교보생명이 예정대로 상장하면 동양생명(2009년), 삼성·한화생명(2010년), 미래에셋생명(2015년), 오렌지라이프(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오렌지라이프가 2020년 신한생명과의 합병으로 상장 폐지돼 현재 4곳이 상장돼 있다.

초저금리 장기화와 시장 침체 등으로 생보사들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가운데 교보생명이 IPO 흥행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생명보험 자체가 매력적인 업종이 아니어서 교보생명 시가총액은 3조 원 정도 될 것”이라고 했다. 보험주 1위인 삼성생명 시총은 17일 현재 13조1800억 원이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장은 “교보생명 IPO로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 생보사 주가가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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