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D의 진화… 이젠 증강현실로 본다

이건혁 기자

입력 2021-11-18 03:00 수정 2021-11-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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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필수 아이템 자리매김… 그랜저 35%가 옵션으로 선택
車업체들 기술경쟁도 본격화… 실제 도로 보듯 AR 도입 추진



자동차 앞 유리에 주행 속도 등을 표시해 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도로, 주변 사물 같은 실제 사물과 가상 그래픽을 혼합해 진행 방향이나 정보 등을 띄워주는 증강현실(AR)이 본격 적용되고 있다. HUD가 보편화되고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다양한 차량 정보를 제공받기를 원하면서 HUD 2.0 시대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HUD를 선택하는 소비자 수가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7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그랜저를 구입한 소비자의 35%가 HUD를 옵션으로 추가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아이오닉5는 트림별로 구매자의 41∼47%가 HUD가 포함된 차량을 선택했다. 구입자가 30∼50대까지 고르게 분포하는 세단과 젊은층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전기차 모두에서 HUD 채택률이 30∼40%에 이르면서 HUD는 최근 자동차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HUD이 필수가 되면서 이제는 기술을 한 단계 진화시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시장분석 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HUD 시장 규모는 2020년 13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46억 달러로 연평균 28.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평면에 속도 등 단순 정보만 투사하는 수준을 넘어 AR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완성차 업체들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업체들도 관련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모양새다. AR HUD는 앞차와의 정확한 간격을 알려주거나, 교차로에서 실제 도로에 가상 그래픽으로 색을 입혀 경로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특히 야간이나 비가 올 때 등 운전자가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AR HUD를 이용하면 차량 주변 환경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 관련 기술의 발전도 AR HUD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을 위해 차량에 장착되는 카메라나 레이더 등의 센서를 통해 AR HUD의 수준도 한 단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이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통계청에 국내 출원된 HUD 관련 특허는 2020년까지 현대모비스(93건)가 가장 많고, 현대차와 현대오트론이 뒤를 잇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지난해 AR HUD를 개발하는 영국 엔비직스에 2500만 달러 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전장 사업을 벌이고 있는 LG전자도 11일 차량용 AR 소프트웨어 솔루션 공급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카메라, 내비게이션 등이 취합한 정보를 AR HUD에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완성차 업체들에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해 12월 전기차 ID.4에 AR HUD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플래그십(기함) 모델 S클래스에 이를 적용했다. 9월 중국 IT 업체 화웨이는 AR 내비게이션과 안전 운행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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