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열·헛걸음 거의 없어”…요소수발 물류대란 진정세

뉴스1

입력 2021-11-17 15:26 수정 2021-11-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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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0개 거점주유소에 요소수가 보급된 가운데 17일 오전 경기 의왕내룍컨테이너기지(ICD) 에서 화물차들이 컨테이너 사이로 이동하고 있다. 2021.11.17/뉴스1 © News1


전국 물류업계를 바짝 긴장시킨 요소수 부족사태가 진정 국면을 맞고 있다.

국내 기업이 요소수 생산량을 대폭 늘려 공급하고, 정부가 온라인을 통해 전국 100여개 중점유통 주유소의 요소수 재고량을 전면 공개한데 따른 변화다.

17일 오후 2시30분. 요소수 중점유통 주유소인 평택제천고속도로 평택주유소(제천방향)에 요소수 구매 대기열은 없었다. 이틀 전까지만해도 화물차들이 몰리며 혼선을 빚었지만 이날은 한산했다.

이 주유소에는 이날 1만500L의 요소수가 공급됐고, 오전 시간에 1500L가 판매됐다. 낮 12시 기준 9000L의 재고를 보였다.

평택방향 주유소도 요소수 재고는 넉넉했다. 이날 9500L가 입고돼 오전에 2100L가 판매됐고, 낮 12시 기준 7400L의 요소수가 남았다.

제천방향 주유소 관계자는 “오전까지는 다소 바빴는데, 오후들어 평소 수준을 회복했다. 현재는 오시는 즉시 요소수 구입이 가능하다. 한동안 쇄도하는 전화 등에 많이 힘들었는데 사태가 진정되는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17일 오전 경기 의왕내룍컨테이너기지(ICD) 내 요소수 유통 주유소에서 직원이 요소수 주입 호스를 들고 있다. 2021.11.17/뉴스1 © News1

이날 다른 중점유통 주유소에 비해 비교적 적은양의 요소수가 입고된 의왕시 의왕아이시디 주유소 역시 경유차 운전자 등이 몰리는 번잡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주유소는 오전 7시 1000L의 요소수를 입고받아 오전에만 차종에 관계 없이 100명에게 10L씩의 요소수를 판매했다. 현재 재고 물량은 없지만 정부의 요소수 재고량 공개 덕에 헛걸음하는 운전자들도 없었다.

의왕아이디시 주유소 관계자는 “오늘은 전화 문의만 간간이 올 뿐, (요소수 재고 여부를)모르고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운전자들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한 화물차 운전자는 “어제만해도 불편을 호소하는 기사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대다수 거점주유소에 재고가 있어 구매에 문제가 없다고들 한다”며 “한동안 마음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지지만, 그나마 빨리 상황이 수습되는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화물 등 물류업계는 한숨을 돌린 반면 농업용 요소비료 부족 현상은 여전히 지속했다.

요소는 차량·공장에 쓰이는 공업용 이외에도 농업용 비료로도 사용된다. 요소로 만든 단일·복합비료에 대한 국내 농가의 연간 사용량은 45만~50만톤이다.

중국발 요소 중단 파동이 산업계에서 농업계로 번지고 있다. 충북 보은농협은 지난 9일부터 재고량이 없어 요소비료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 뉴스1

일반적으로 추수가 끝난 뒤인 11월은 농한기로, 비료 수요가 거의 없는 시기다.

하지만 중국발 요소 수출 중단으로 품귀 현상과 국제적인 요소 가격 인상이 맞물리며 요소비료 가격이 폭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농협중앙회 옥천군지부에 따르면 옥천농협의 경우 프릴요소(포대당 20㎏)의 재고량이 이달 4일 1252포대, 5일 1078포대, 8일 749포대, 9일 308포대, 10일 192포대, 15일 40포대로 크게 줄었다.

그레뉼요소(포대당 20㎏)는 4일 509포대에서 10일 380포대까지 재고량이 줄었다.

옥천농협은 현재 추세대로면 며칠 안으로 창고가 텅 빌 것으로 예상한다. 옥천군 소재 대청농협과 이원농협, 청산농협은 이미 요소비료 재고량이 없는 상태다.

보은군 소재 보은농협도 요소비료 재고량이 없어 지난 9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지역농협은 매점매석 행위를 막기 위해 1인당 비료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강경책까지 꺼내 들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농협중앙회 옥천군지부 관계자는 “농업인들이 불안심리로 사재기에 나서며 지역농협이 비축한 요소비료가 다 떨어졌고, 복합비료도 빠르게 소진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3월이면 옥수수·감자 파종을 해야 해 그때를 대비해 사는 농민들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월동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인 임모씨(70·옥천군 동이면)는 “당장 다음달부터 연초까지 주기적으로 비료를 살포해야 하는데 비료 비축분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한편 경기북부에서는 요소수 품귀 사태를 틈타 중국에서 촉매제 검사를 받지 않은 요소수 8200L를 불법 수입한 중국인 등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10L 요소수 1통당 6만원(평균 소비자 가격의 5배 수준)에 판매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요소수를 몰래 보관하며 단골 고객에만 판매한 파주지역 주유소 사업자 2명도 물가안정에관한법률(매점매석)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전국=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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