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값 어디까지 뛸지”… 안갯속 걷는 기업들
홍석호 기자
입력 2021-11-17 03:00 수정 2021-11-17 03:51
주요 기업 3분기 사업 보고서 분석
원재료 가격 상승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있다. 자동차, TV, 가전제품, 디스플레이 등 한국 수출 주력 제품들의 원재료 가격이 지난해보다 많게는 2배 가까이로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어디까지 오를지 확실히 알 수 없는 경영 불확실성에 휩싸인 상태다. 비용(Cost), 공급망(Chain), 통화(Currency) 유동성 등 ‘3C’ 관리가 기업의 향후 실적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동아일보가 3분기(7∼9월) 국내 주요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한국 10대 수출품 중 하나인 자동차와 선박, 철강에서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선박 제작에 주 재료인 스틸플레이트는 지난해 평균 가격과 비교해 올해 1∼9월 평균 가격이 2배 가까이로 상승(93.7%)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산업의 원재료인 철광석(55.0%), 석탄(35.4%) 가격도 올랐다.
올해 초부터 ‘펜트업 효과’(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를 톡톡히 봤던 가전·전자제품 관련 산업도 원재료 폭등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LG전자는 15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철강(24.6%)과 레진(합성수지·21.2%) 가격이 올랐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TV 재료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68% 올랐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의 핵심 원재료인 전기아연도금강판(EGI)은 82.9% 올랐다.
원재료 가격 상승은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TV 제품 가격은 29%가 비싸졌고, LG전자 에어컨은 9.6%, 현대차 승용차는 13.8% 올랐다. 재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뿐 아니라 제품 가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물류비용 등도 올해 크게 상승해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물류량과 금액 등을 모두 반영하는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는 지난해 10월 1058에서 올 2월 2063으로 올랐는데, 올해 9월에는 3174까지 상승했다.
내년 경영 전략을 수립 중인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 물류 등 비용(Cost)도 문제지만, 미중 갈등 및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차질 등으로 공급망(Chain)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SK하이닉스는 분기보고서에 “차량용 반도체, 태양전지 등 관련 산업의 수급 동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원소재 생산지 다변화 등 사전 대응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보고서에 ‘반도체 수급난’을 9차례나 언급하며 어려움과 대응방안을 설명했다. 지난해와 2019년 보고서에선 언급하지 않았던 내용이다.
손실보상금 등 돈을 풀어왔던 각국 정부가 돈줄을 죌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변수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작으로 각국이 재정정책을 통해 돈줄을 죄거나, 통화정책으로 금리를 올리는 등 통화(Currency) 유동성에 변화가 오면 환율 및 금리 변수가 기업 매출과 이익에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COVID-19)라는 기존의 ‘C’ 리스크에 적응한 대신 새로운 ‘3C’리스크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이 같은 변수에 대응하는 준비와 역량이 기업의 실적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16일 동아일보가 3분기(7∼9월) 국내 주요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펜트업 효과’(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를 톡톡히 봤던 가전·전자제품 관련 산업도 원재료 폭등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LG전자는 15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철강(24.6%)과 레진(합성수지·21.2%) 가격이 올랐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TV 재료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68% 올랐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의 핵심 원재료인 전기아연도금강판(EGI)은 82.9% 올랐다.
내년 경영 전략을 수립 중인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 물류 등 비용(Cost)도 문제지만, 미중 갈등 및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차질 등으로 공급망(Chain)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SK하이닉스는 분기보고서에 “차량용 반도체, 태양전지 등 관련 산업의 수급 동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원소재 생산지 다변화 등 사전 대응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보고서에 ‘반도체 수급난’을 9차례나 언급하며 어려움과 대응방안을 설명했다. 지난해와 2019년 보고서에선 언급하지 않았던 내용이다.
손실보상금 등 돈을 풀어왔던 각국 정부가 돈줄을 죌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변수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작으로 각국이 재정정책을 통해 돈줄을 죄거나, 통화정책으로 금리를 올리는 등 통화(Currency) 유동성에 변화가 오면 환율 및 금리 변수가 기업 매출과 이익에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COVID-19)라는 기존의 ‘C’ 리스크에 적응한 대신 새로운 ‘3C’리스크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이 같은 변수에 대응하는 준비와 역량이 기업의 실적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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