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업종 판도… 실외골프장 뜨고 유흥주점은 지고

신지환 기자

입력 2021-11-17 03:00 수정 2021-11-17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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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코로나 전후 가맹점 개설 비교


“올해 처음 필드로 나가 골프를 쳐봤습니다. 감염 우려 때문에 실내 골프장은 잘 안 가게 되더라고요.”

스크린골프를 즐기던 회사원 이모 씨(33)는 올 들어 본격적으로 실외 골프장을 찾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야외 골프는 비교적 제약이 덜한 데다 안전한 스포츠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 씨는 “수도권보다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낮은 지방 골프장을 주로 찾는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새로 문을 연 실외 골프장과 테니스장이 크게 늘어난 반면 노래방, PC방, 유흥주점 등은 대거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겪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심리상담업도 북적였다.

16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9월과 올해 1∼9월의 업종별 가맹점 개설 현황을 비교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떠오른 업종은 실외 골프장과 테니스장이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테니스장은 174% 급증했고, 실외 골프장은 131% 늘었다. 실내 골프장(―13%)을 비롯해 당구장(―43%) 볼링장(―28%) 수영장(―18%) 등 대부분의 실내 스포츠 시설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실내보다는 야외에서, 불특정 다수가 아닌 소수로 즐길 수 있는 스포츠에 대한 선호가 커진 영향이 컸다.

또 거리 두기 강화와 재택근무 등으로 집밥 및 배달 수요가 늘면서 피자(43%), 도시락(37%), 반찬(23%) 가게가 눈에 띄게 늘었다. 비대면 결제가 늘면서 키오스크 등을 통한 무인결제 시스템을 새로 도입한 가맹점도 440% 급증했다. 반대로 외식이나 모임이 줄면서 패밀리레스토랑(―48%), 뷔페(―63%), 유흥주점(―52%) 등은 큰 타격을 입었다. 연구소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요식업 전반은 신규 가맹점 수가 줄어들었지만 배달이나 혼밥, 집밥 등과 관련된 반찬, 대용식 시장은 커졌다”고 분석했다.

재택근무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 관련 가맹점이 25% 늘었고 집 가꾸기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늘면서 꽃집, 수족관도 각각 11%, 5% 증가했다. 재택근무 기간을 이용해 성형을 받으려는 사람도 많아져 새로 문을 연 성형외과(39%)와 안과(30%)도 늘었다. 또 ‘확찐자’(살이 갑자기 찐 사람) 탈출을 위해 체중이나 피부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피부·체형관리 가맹점도 4% 증가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심리적 우울감, 불안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 탓에 무속·철학관(5%), 심리상담(25%) 가맹점도 대거 문을 열었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여파로 관광여행사 신규 가맹점은 70% 급감했다. 또 밀집도가 높은 실내 여가 공간인 PC방(―68%), 노래방(―42%) 등의 신규 가맹점도 크게 줄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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