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아파트-고속도로 짓는 시대 열린다

황재성 기자

입력 2021-11-16 11:34:00 수정 2021-11-16 1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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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이 개발한 AI 바닥 미장로봇.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자동차 TV 등의 제조공장에서 로봇이 제품을 만드는 모습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최근에는 식당에 가면 음식을 배달하는 로봇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일상생활에 로봇은 다양한 형태로 다가와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로봇이 고속도로나 아파트 건설현장을 24시간 배회하며 감시하고, 고층 아파트 외벽의 페인트작업이나 아파트 건설공사의 마무리 단계에서 실시하는 미장작업을 진행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관련 업계에서 건설현장에 사용될 각종 로봇을 만드는 일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행사도 열린다.

국토교통부가 17일(내일)부터 19일까지 3일 동안 경기 고양시 킨텍스와 온라인을 통해 진행할 ‘2021 스마트 건설 엑스포’이다. 4차 산업 관련 기술을 건설공사에 접목한 다양한 스마트 건설기술의 경연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것이다. 이번 행사는 200여 개 업체가 참여해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고, 투자 설명회나 관련 전문가포럼 등도 진행된다.


● 최첨단 건설기술의 현주소 확인

주요행사 가운데 하나는 145개 업체가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 기반의 온라인 전시관에서 스마트기술이 접목된 ‘설계-시공-유지관리-안전한 미래건설-친환경 미래건설’ 등 5개 테마와 관련된 각종 기술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 전시는 엑스포와 상관없이 한달(11월17~12월17일)간 진행된다.

9월에 열린 경연대회(스마크건설 챌린지 2021)를 통해 높은 평가를 받은 건설안전과 건설자동화, 로보틱스 등 5개 분야 10개 기술에 대한 시상식도 17일 킨텍스에서 열린다. 수상작으로 선정된 기술은 LH공사나 한국도로공사, 국가철도공단 등이 운영하는 건설현장 등에서 사용된다.

수상작 가운데에는 눈길을 끄는 기술들이 적잖다. 안전부문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산업용 추락 보호 에어백’이 대표적이다. 이는 건설현장 근로자가 고층에서 작업하다 추락하는 사고에 처했을 때 0.2초 만에 에어백이 팽창해 55% 가량의 충격을 완화시켜줌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해주는 장비다. 안전사고 줄이기가 산업계의 화두가 된 상황에서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로봇으로 아파트 짓는 시대 열린다
현대건설이 개발한 현장 순찰로봇. 자료: 국토교통부


로보틱스 부문의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현장 순찰로봇 및 현장 작업 자동화 기술’과 우수작으로 선정된 ‘AI(인공지능) 바닥 미장로봇’도 주목할 만하다. 두 작품 모두 현대자동차그룹의 건설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출품한 작품이어서 눈길을 끈다.

현대차는 올해 6월 1조 원을 투자해 미국 로봇 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했을 정도로 로봇 산업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건설의 순찰로봇은 건설 현장 주변을 자율주행하면서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원격으로 현장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공사현장의 근무인원이나 3D형상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산화해 사람이 직접 현장에 나가서 상황 파악하는 시간을 줄여준다.

또 현장 곳곳을 스스로 주행하면서 현장의 위험 요인을 파악하기 때문에 안전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이를 위해 순찰로봇에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첨단장비와 현장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특수 카메라 등이 탑재돼 있다.

현대건설은 이밖에 무인측량 로봇이나 무인 자동화 도포 로봇도 선보인다. 이들은 정확하고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고, 고층 등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진행되는 작업에서 사람 대신 투입됨으로써 인명사고 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개발한 미장로봇은 하루 800㎡의 넓이를 시공할 수 있어, 사람보다 효율성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 현장적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시험을 끝낸 상태이며, 추가로 여러 대를 동시에 현장에서 가동하는 ‘군집운행기술’ 등을 최종 점검하는 단계”라고 소개했다.


● 건설로봇은 건설현장 고령화의 대안
한편 건설로봇이 고령화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건설산업에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건설현장은 오래 전부터 ‘40대 막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가 최근 펴낸 보고서 ‘건설기성 및 건설기능인력 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건설기능인력의 40대 이상 비중은 무려 81.8%에 달한다. 10명 중 8명 이상이 40대인 셈인데, 전체산업 취업자 평균(65.2%)과 비교하면 무려 16.6%포인트(p)가 높은 수치다.

건설업을 3D업종으로 인식되면서 젊은 세대들이 기피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이는 또 만성적인 숙련기능인력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로봇이 건설 산업에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로봇의 시장규모는 2025년에 2억2600만 달러(약 2476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도시화와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건설로봇의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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