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키로나’ 유럽 뚫고, 신약 기술 수출… K-제약·바이오, 다시 날다

김성모 기자

입력 2021-11-16 03:00 수정 2021-11-16 05:1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국내 바이오 신약중 첫 유럽승인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의 유럽 승인, 신약 기술 수출 등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비상하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의 경우 후보물질 개발부터 임상 3상, 제품화 단계까지 직접 완료해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셀트리온은 자사가 만든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가 국내 바이오 신약 중 최초로 유럽 시장에서 정식 허가를 받았고 현재 30여 개국과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12일(현지 시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렉키로나를 공식 승인했다. 11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승인 권고 의견을 획득한 지 단 하루 만에 이뤄진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은 승인 권고를 받고 1, 2개월 걸리는데 매우 이례적”이라며 “팬데믹 상황에서 신속하게 치료 옵션을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동안 유럽에서는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만든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로 대부분 쓰였다. 업계는 유럽에서 코로나19 전용 치료제로 허가받은 것이 렉키로나가 유일해 수요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EMA의 허가를 받기 이전부터 여러 국가와 논의하며 수출 준비를 해온 상태”라며 “현재 여러 국가와 계약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백신 위탁생산(CMO)을 놓친 다른 제약사들도 절치부심 끝에 기술 수출 등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15일 종근당은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CKD OTTO’가 알제리 최대 국영 제약사 사이달과 총 3200만 달러(약 380억 원) 규모의 항암제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1차 물량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항암주사제를 알제리에 수출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올해 6월 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의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을 발견하고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이달 7일 캐나다 제약사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와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으로 1250만 달러(약 148억 원)를 받고 단계별 임상 개발 및 허가 단계에 따른 상업화 기술료(마일스톤) 등으로 총 4억2000만 달러(약 4961억 원)를 받는다.

SK바이오팜은 이달 11일 글로벌 투자사 ‘6 디멘션 캐피털(6D)’과 중추신경계 제약사를 설립하고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회사는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중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포함해 6개 신약 파이프라인의 중국 판권을 신생 법인에 기술 수출해 1억5000만 달러(1780억 원) 규모의 지분을 획득하고 선계약금, 마일스톤 등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해외 승인, 기술 수출 등으로 제약사들의 해외 비즈니스 경험이 올라가고 있다”며 “특히 셀트리온은 치료제 후보물질 탐색부터 제품화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수해 국내 제약업계에 시사점을 안겨준 것 같다”고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