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에 부는 ‘요소수’ 후폭풍…“경제수석 교체로 ‘경질카드’ 시사”

뉴스1

입력 2021-11-12 15:41 수정 2021-11-1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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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軍)이 비축하고 있는 차량용 요소수 예비분을 민간에 공급 시작한 1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인근의 주유소에 트레일러 차량들이 요소수를 넣고 있다. 군이 비축하고 있던 요소수가 보급 예정인 주요 항만 인근 주유소는 부산항 인근 주유소 7곳(100t), 인천항 인근 주유소 8곳(40t), 전남 광양항 5곳(30t), 경기 평택항 6곳(15t), 울산항 6곳(15t)이다. 2021.11.11/뉴스1 © News1

2.5개월 물량 확보로 ‘요소수’ 대란이 진정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관가에선 뒤늦게 느슨한 정책관리에 대한 후폭풍이 불고 있다. 청와대가 핵심요직인 경제수석비서관에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을 등용하면서 물량수급의 총괄부서인 기획재정부를 명시적으로 질타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계란부족 사태에 이어 대선공약 작성 논란까지 발생했던 관가의 느슨한 기강이 ‘요소수’ 사태까지 전화된 만큼 정권 말로는 이례적으로 발생문제에 철저히 책임을 묻는 ‘경질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12일 정부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에 박원주(57·행시 31회) 전 특허청장을 내정했다. 신임 박원주 경제수석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보직을 거쳐 특허청장을 역임한 산업·경제전문가다.

수출입을 담당하는 산업부 출신이라 최근 발생한 ‘요소수’ 사태와 같은 수출입 문제에 최적화된 인사로 평가받는다. 실제 전임 안일환 경제수석이 요소수 관련 청와대 TF(태스크포스)팀장을 맡았기 때문에 박원주 수석은 자연스레 이를 승계하게 된다.

특히 정부 안팎에선 이번 경제수석 인사에서 통상 1년 이상 맡아왔던 임기가 깨졌다는 점과 경제총괄부처인 기재부 출신을 배제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안일환 전 수석이 추석 전 건강상의 이유로 이미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요소수 부실 대응에 따른 경질성 인사라는 의혹은 사라졌지만, 기재부 ‘배제’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국회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제2의 요소수’ 대란 우려가 있는 수입물품에 대한 경제전략을 새롭게 짜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여기에 청와대에선 박 수석이 컨트롤타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번 달걀 부족사태에도 기재부의 주먹구구식 대응이 손가락질을 받았는데, 이번엔 전국적 대란을 유발할 만큼 타격이 컸다”며 “기재부 등 정권 말 안일한 대응 태도에 대한 불신도 이례적인 인사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관가에선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대선공약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일부 고위공무원들이 책무에 집중하기보단 차기 정부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앞서 달걀부족 등의 사태는 사실상 ‘요소수’ 대란을 예견한 행정부재의 신호였다”면서 “하지만 일부 컨트롤타워격인 부처 수장들이 책임질 발표엔 뒤로 빠지고, 공을 내세울 땐 앞에 나서면서 몸값올리기에만 급급하거나 공약에 개입하면서 이런 신호를 놓친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정부 안팎에선 이날 경제수석 인사로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정부부처의 한 직원은 “지금까지 한 업무 중에 문제의 소지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고 있다”며 “통상 정부 임기의 말기엔 다음 정부를 위해 인사권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요소수 사태로 기류가 심상치 않다”고 귀띔했다.

부처별 요소수 수급문제를 전담하고 있는 관계자들도 새롭게 긴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아직 요소수 부족이 업계 한 분야의 마비를 유도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고, 수급 상황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모두 ‘요소수’ 대란의 첫번째가 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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