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리오프닝株… 엔터-패션 웃고 항공-여행 울상

박민우 기자

입력 2021-11-12 03:00 수정 2021-11-12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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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공연 가능해진 엔터업계… 하이브, 10월 이후 30% 급등
출근 재개 따라 패션 업종도 강세, 유가 급등 직격탄 항공업은 약세
‘보복 소비’ 기대 여행-숙박업도… 해외여행 정상화 안돼 실망매물



‘위드 코로나’ 조치로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리오프닝’(경제 재개) 관련 종목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공연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엔터테인먼트 업종과 소비심리 회복에 따른 패션 업종의 주가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리오프닝 수혜주로 꼽히는 여행, 항공, 호텔 업종은 고전하며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뮤직의 모회사인 하이브는 전날보다 1.04% 상승한 38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9월 30일 종가와 비교하면 하이브 주가는 30.32% 급등했다.

하이브는 앞서 국내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와 손잡고 ‘대체불가능토큰’(NFT·Non-Fungible Token)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인기 아이돌 가수의 팬덤과 지식재산권(IP), NTF 등의 생태계를 결합해 팬들에게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부분을 파고드는 행위)을 통해 돈 벌 기회를 주는 ‘F2E’(Fan to Earn)의 서막이 올랐다”고 말했다.

JYP Ent.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도 10월 이후 이날까지 각각 24.27%, 17.15% 급등해 같은 기간 코스피(―4.69%)와 코스닥지수(―1.06%)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재택근무를 하던 직장인들이 출근을 재개하고 대면 모임을 늘리면서 패션 업종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MLB, 디스커버리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의류 대장주’ F&F는 10월 이후 32.16% 치솟았다. F&F는 중국 점포 확대 등에 따른 3분기(7∼9월) 호실적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앞서 9일에는 신고가인 96만9000원으로 치솟으며 ‘황제주’로 불리는 주가 100만 원에 근접했다. 같은 기간 LF(7.26%) 등 주요 패션 기업도 5% 이상 상승하며 리오프닝과 겨울 성수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반면 ‘보복 소비’를 기대했던 여행, 항공, 호텔 업종은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에 따른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된 모습이다. 대한항공(―9.34%), 아시아나항공(―18.39%)은 물론이고 노랑풍선(―5.11%), 호텔신라(―6.35%) 등 관련주들이 10월 이후 줄줄이 하락했다.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미리 반영된 데다 최근 급격히 치솟은 유가가 항공주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확진자 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제선 운항 재개는 국가 간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여객 수요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에 방점을 찍은 만큼 시차를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방역 체계 전환 목적은 민생경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내수 부양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여행과 레저는 해외여행 정상화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업종부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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