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 LNG선박 메탄 줄여라”… 조선업계, 초격차 기술로 승부

신동진 기자

입력 2021-11-11 03:00:00 수정 2021-11-1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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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서약 가입-친환경 바람에 LNG선 ‘메탄감축’ 조선업계 화두로
현대重, 차세대 엔진개발 박차… 삼성重, 대체연료 사용 선박 개발
“포스트 LNG선 수요는 새 기회”



한국 정부가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지난해 대비 최소 30% 줄이는 글로벌 메탄 서약에 이달 가입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에 강한 국내 조선업계가 ‘메탄 다이어트’에 힘을 쏟고 있다.

LNG 주성분인 메탄이 불완전 연소돼 대기로 방출되는 메탄 슬립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아마존, 이케아 등 다국적 유통기업 9곳은 2040년까지 탄소 배출이 ‘제로(0)’인 선박을 통해서만 화물을 옮기겠다고 서약하기도 했다.

메탄 다이어트가 주목받으면서 한국 효자 선종인 LNG 추진선의 메탄 슬립 해결이 조선사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스위스 엔진개발업체 윈지디(WinGD)와 메탄 슬립 및 연료 효율을 개선한 차세대 LNG 엔진을 공동 개발하는 협정을 맺었다.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엔진 자체 제조 능력을 보유한 현대중공업은 올해 독일 만에너지솔루션(MAN-ES)과 메탄 슬립을 30∼50% 감소시키는 LNG 추진 엔진을 개발 완료하기도 했다. 글로벌 대형 LNG 추진선 엔진시장을 양분하는 두 업체와 잇달아 기술협력 파트너가 된 것이다.

LNG를 연료로 쓰는 LNG 추진 엔진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 오염물질은 적게 배출하지만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이 발생하는 게 약점이었다. 낮은 압력으로 연료를 분사하는 엔진 특성상 불완전 연소돼 배출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80배 이상 지구온난화를 재촉한다. 이 때문에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LNG선 대신 암모니아 메탄올선 등 다른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고 있다.

LNG선을 포기하기 어려운 한국 조선사들은 초격차 기술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국제해사기구의 선박가스 규제가 엄격해지고 세계적 여론 압박도 커지고 있지만, 수소 등 미래 연료가 안정화될 때까지 브리지 연료인 LNG 수요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가 100척 이상의 대규모 LNG 운반선 발주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한 일반 상선의 50% 이상에 LNG 추진 엔진을 설치하는 등 비슷한 기술을 연계한 LNG 운반선 외에 다른 선종에도 LNG 추진선 방식을 희망하는 선주들이 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6월 화석연료를 연소시키는 엔진 대신 선박용 고체산화물연료전지로 추진하는 LNG 운반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달엔 LG이노텍과 공동으로 엔진에서 발생한 폐기열을 회수해 선박에 쓸 전력으로 생산하는 열전발전 시스템 개발에 성공해 12월 일본 NYK에 인도할 선박에 처음 적용한다. 전력 생산에 쓸 연료를 아낌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조금이라도 줄인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도 메탄 슬립을 줄이는 신형 엔진과 고도화 설비로 메탄가스 배출량 줄이기에 나섰다. 일본은 지난달 말 LNG 추진선의 메탄 배출량을 향후 6년 동안 70% 줄이는 새로운 연구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등 선박 메탄 감축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메탄 발생이 아예 없는 ‘메탄올 추진선’ 수주도 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8월 머스크로부터 초대형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하며 그동안 중형 메탄올 운반선 시장에 머물렀던 메탄올 추진선 발주를 대형선으로 옮겨왔다. 메탄올은 연소 시 메탄이 발생하지 않고 이산화탄소도 적게 배출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메탄올 등 포스트 LNG 추진 시스템에 대한 수요 증가는 국내 조선사들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독자 개발한 ‘힘센엔진’도 2023년까지 메탄 슬립을 기존 대비 80%까지 저감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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