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곳 많은데’…요소수 정부물량 ‘우선순위’ 어디로?

뉴스1

입력 2021-11-10 15:42 수정 2021-11-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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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부산 강서구의 한 욕실제품 유통 업체에 보관된 요소수. 창고에는 10리터짜리 요소수 375개 보관돼 있었으며, 환경청에서 조사에 착수해 매점매석 여부를 확인 중이다. 2021.11.10/뉴스1 © News1

정부가 국내와 해외를 통해 우선 1561만ℓ 요소수 생산 여력을 확보함에 따라 긴급 확보된 물량의 우선분배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선 당장 국민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마을버스나 쓰레기처리장 등 대중교통이나 공공서비스 분야의 우선분배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부 “국내 확보·해외 수입분 등 요소수 두 달반치 확보”

정부가 요소수의 생산과 공급, 출고까지 관리하는 만큼 공공분야 이외엔 산업과 생계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분야별로 순차적인 공급될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제3차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대응 회의를 열어 국내 299개 업체에서 차량용 요소수 1561만리터(ℓ), 산업·공업용 요소수 749만ℓ 재고 보유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차량용 요소수 하루 사용량은 60만ℓ로, 1561만ℓ는 26일치 정도 물량이다. 또 베트남에서 요소 5000톤을 추가로 확보해 내달 초 국내에 들여올 방침이다.

이미 확보된 호주 수입 물량과 중국과 베트남 수입예정 물량, 현장점검을 통해 파악한 국내 보유 물량, 군부대 예비분 등을 합치면 약 두 달 반치의 차량용 요소수를 보유하게 된다.

정부는 “아직 파악하지 못한 국내 보유량을 고려하면 앞으로 3개월까지도 물량 문제는 없을 전망”이라며 “정부 점검은 300여개 대형업체가 대상으로,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소매점과 주유소에도 보유량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11.9/뉴스1 © News1
이어 청와대는 같은 날 외교부가 밝힌 중국산 요소 1만8700톤의 도입 시기와 관련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긍정적인 소식들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계획안이 차례대로 진행될 때 큰 변수가 없는 한 산업별 확산될 우려가 높았던 ‘요소수’ 부족 리스크는 크게 잦아들 전망이다.

관건은 현재 요소수 공급이 시급한 분야별 배분 문제다. 이를테면 대형버스에 비해 구매력이 약한 마을버스의 경우 요소수가 바닥나 일부 구간에선 감차 운행을 하는 실정이다. 화물차의 경우 요소수 가격이 단시일 만에 급등해 적자 운행을 감수해야 할 상황에 빠졌다. 이밖에 쓰레기소각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요소수 재고가 바닥을 보이는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우선 요소를 어느 정도 확보하면서 조금씩 여유를 찾고 있는 만큼, 상황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마스크’의 선례처럼 정부가 생산부터 배급까지 전 과정을 선별, 통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48회 국무회의에서 요소수 사태와 관련해 “급한 곳은 공공부문 여유분을 우선 활용하고 긴급 수급 조정 조치 등으로 수급 안정화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스크대란 대응책 차용…文대통령 “긴급 수급 조정 조치 적용”

긴급 수급 조정 조치는 앞서 마스크 부족으로 인해 국민 불만이 높아지자 진가를 발휘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마스크 생산·판매업자에게 생산·공급·출고를 직접 지시했고, 판매유통업체가 재고량을 정부에 보고해 판매량을 조절하며 물량 부족이나 매점매석에 의한 병목현상을 해소했다.

국회 관계자는 “앞서 정부가 요소수의 매점매석과 각 판매처의 보유량을 전수조사한 것은, 요소수 부족문제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생산, 공급 과정을 모두 챙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의 취약층을 중심으로 마스크를 우선배분했던 선례를 고려하면, 요소수의 정부비축분은 국민생활에 밀접한 대중교통과 공공서비스에 우선 배분할 가능성이 크다. 마을버스를 비롯해 요소수를 확보하지 못한 노선버스 등이 이에 해당된다.

남은 여력은 요소수 부족으로 생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물류 등 산업과 경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화물차량 등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현장의 경우 당장 공기지연 가능성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필요한 요소수를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추가 확보하거나 생산된 물량은 부처별 협의에 따라 공공성을 중심으로 차례대로 분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요소수 부족문제가 2주간의 ‘해프닝’으로 끝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 발표분은 실제 확보물량이 아니라 앞으로 확보할 물량이 더 많아, 변수가 크다”며 “또 요소수 부족문제를 단기대책으로 마무리 짓는다면, 현재 확보분을 소진한 뒤엔 제2의 부족사태 가능성은 언제나 있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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