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관리 역량 강화 동반돼야”… 코로나 시대 먹거리 정책의 현주소를 묻다

윤희선 기자

입력 2021-11-11 03:00:00 수정 2021-11-1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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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미래다]
위성곤 의원, 정책 토론회 개최… 취약계층 지원 제도 현황 보고
시범사업 구체적 사례 공유 등… 국민 식생활 개선 방향 논의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과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4일 서울 여의도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서 ‘코로나 시대, 국민 먹거리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코로나 시대 저소득 취약계층의 먹거리 접근성 확대를 위한 농식품 바우처 확대 필요성과 효율적 운영을 위한 개선 과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시대 취약계층 식생활 문제와 농식품 바우처 도입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코로나19로 고용이 악화되고 취약계층은 증가하는 한편 농축수산물과 외식 물가는 증가하는 추세인데 우리나라는 주요 20개국 중 코로나19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기존 CPI보다 6번째로 높은 국가”라며 현재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의 한계를 지적했다.

우리나라 식품 지원 예산은 국내총생산(GDP) 1억 원당 15만1000원으로 미국(42만6000원)의 35.4% 수준에 불과하며, 미국은 80% 이상이 현물 지원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약 70%가 현금 지원이라는 것.

이를 보완하기 위해 향후 식품 지원 제도는 국민 건강을 위한 농식품 영양소 섭취 보장,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국내 지역 농업과 연계, 수혜자 생애 주기 및 소비 환경 특성에 따라 전달 방식 다양화, 식품 지원 사업별 연계 강화 및 식생활 교육을 병행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슬기 연구위원은 주요국 식품 지원 제도 기반 식생활 교육 사례를 들며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식품 지원 프로그램이 수혜자의 건강 증진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효과적 건강 증진을 위해 수혜자 스스로가 식재료를 구매하고 조리, 섭취, 보관할 수 있는 역량을 높이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

미국의 경우 저소득층 대상으로 식품을 지원하는 SNAP 제도를 운영 중이며, 이와 연계하여 참여자들이 건강한 식품을 선택하고 식생활 지침을 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 결과, 임산부와 영유아의 과일, 전곡 섭취가 증가했으며 임신과 출산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최 연구위원은 “단순 식품 제공만으로는 식품 지원 제도의 목적 달성에 한계가 있다”며 향후 식생활 장애 요인 극복을 위한 식생활 관리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경남 거제시 푸드플랜 정은래 팀장은 국내에서 이루어진 농식품 바우처 지원 시범사업 추진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어가며 논의를 이어갔다. 거제시는 올해 처음 농식품 바우처 시범 지역으로 선정돼 1월부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드식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처가 투명하게 통제됐으며 사업 호응이 좋아 목표 대비 123%에 해당하는 가구가 신청할 정도였다. 이 밖에도 ‘찾아가는 행복마차’라는 명칭의 식품 판매 트럭을 마련해 낙후된 도서지역에 찾아가 채소, 우유, 육류, 생필품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지역 저소득층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초생활보장급여를 수급하지 않는 일반 가구는 93.9%가 식품 확보에 문제가 없었으나, 수급 가구는 68.2%에 그쳐 상당수가 식품 확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팀장은 “취약계층 건강 증진, 지역 내 농산물 수요 증가에 따른 농가소득 증대 등에 비춰볼 때 본사업 도입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며 발표를 마쳤다.

발표 후에는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패널 토론과 종합 토론이 이어졌다.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양승룡 교수는 “한국식 푸드스탬프가 ‘농식품 바우처’라는 명칭으로 안착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며, 하루빨리 본사업이 도입되기를 기대한다”며 제도 도입에 대한 지지 의견을 밝혔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김초일 교수는 “식품 지원의 기본 방향에 적극 공감하는 한편 농식품 바우처 지원 품목은 영양 측면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도 고려해 정교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홍경준 교수는 “빈곤하지 않아도 식생활이 취약할 수 있다”며 단순히 저소득층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식생활 취약계층을 새롭게 정의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서용석 사무총장은 “농식품 바우처 지원 대상은 우선 저소득층으로 하고, 중장기적으로 1인 가구, 맞벌이 가구 등을 추가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며 농식품 바우처의 장기 지속을 위해 식생활 교육, 모니터링, 전담 부서 신설의 중요성을 밝혔다.

소비자권익포럼 조윤미 대표는 “취약계층은 식품, 영양, 건강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처리하는 역량이 낮은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지원하는 것이 식품 지원 자체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으며, 경기 부천시 친환경급식지원센터 김재철 사무국장은 “중복성이 너무 강조되다 보면 먹거리 지원 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며 농식품 바우처는 현물 지원이므로 중복 지원 프레임을 탈피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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