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속… 비트코인-이더리움 나란히 사상 최고가

김자현 기자

입력 2021-11-10 03:00 수정 2021-11-10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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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6만8000달러 돌파 신고가… ETF 상장 힘입어 올 들어서 130%↑
이더리움도 사상 첫 4800달러 넘겨, “금처럼 인플레 헤지” 기대감 반영
일각선 “거품 논란, 투자 신중해야”



글로벌 시가총액 1, 2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세계 경제의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상화폐가 금(金)처럼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9일 오후 1시 현재 6만8530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처음 6만800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에 힘입어 지난달 20일 6만6900달러대로 치솟은 데 이어 20일 만에 다시 최고가를 갈아 치운 것이다. 비트코인은 중국 정부의 고강도 규제 등의 여파로 6월 3만 달러가 무너지며 조정기를 거쳤지만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올 들어서만 130% 넘게 상승했다.

이더리움도 같은 시각 4817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처음으로 4800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이날 장중 각각 8200만 원, 580만 원을 넘어서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미국 증시에 비트코인 ETF 추가 상장이 줄줄이 예고된 데다 미국 신임 뉴욕 시장의 우호적 발언, 인플레 헤지 수단인 ‘디지털 금’으로 가상화폐를 찾는 수요가 맞물리면서 상승 랠리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공급망 병목 현상과 노동력 감소로 (물가 상승이 예상돼)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같은 가치 저장소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우호적 환경에서 가상화폐의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JP모건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대두되면서 인플레 헤지 수단인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올해가 가기 전에 비트코인이 14만6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여전히 가상화폐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자산운용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최근 “가상화폐는 투자가 아닌 종교다. 투기를 하거나 즐기는 수단일 뿐”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JP모건도 “(추가 가격 상승을 위해서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줄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찾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는 제도권 시장에 편입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지만 적정 가격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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