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먹거리]아삭아삭 동치미… 달콤한 주스에도… 가을무의 쓰임은 ‘무궁무진’

홍은심 기자

입력 2021-11-10 03:00:00 수정 2021-11-10 10: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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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부는 계절에 맛 더욱 깊어져… 예부터 ‘겨울의 인삼’이라 불리기도
단맛-청량감 강한 팔방미인 식재료
뿌리-껍질-무청까지 버릴 부분 없어… 노폐물 배출 돕고 속 다스릴 때 좋아
잎엔 카로틴 풍부… 다이어트에 훌륭



찬바람이 불 때 더 맛있는 채소인 무는 기온이 내려갈수록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진해지는 것은 물론 영양도 풍부해져 예부터 ‘동삼(冬參)’이라 불렸다. 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가을무는 청수색(근수부의 푸른색)이 진하고 형질이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단맛이 돌고 톡 쏘는 청량감으로 김장에 빠질 수 없다. 아삭한 동치미, 총각무도 별미다.

껍질부터 시래기까지 영양성분 풍부


무에는 소화흡수를 촉진하는 디아스타제와 페루오키스타제라는 성분이 풍부해 몸속 노폐물 배출을 돕고 위의 통증, 위궤양 예방과 관리에 도움을 준다. 과식으로 속이 더부룩할 때 먹으면 위가 편안해진다.

무는 껍질째 먹는 것이 좋은데 껍질에는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 혈압을 낮춰주는 작용이 탁월한 루틴(비타민P)이 들어 있다. 알타리무는 기침, 가래, 인후통에 좋으며 이뇨작용을 촉진하고 니코틴의 해독과 노폐물 제거에 효과가 있다.

무의 알싸한 맛을 내는 이소티오시아네이트 성분은 해독 작용을 돕고 혈전을 방지한다. 무를 썰거나 씹을 때 ‘미로시나제’라는 효소가 활성화 되는데 이 효소는 무에 들어있는 특정 성분을 분해해 알싸한 맛을 내는 유황화합물을 발생시킨다. 무를 식초에 담그면 이 효소가 불활성화 돼 알싸한 맛이 사라진다. 항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글루코시놀레이트는 무 생장 단계 중 수확기인 파종 후 60일 이후부터 가장 많이 생성된다.

무의 잎에는 카로틴이 풍부하다. 100g당 열량이 13kcal에 불과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 훌륭한 녹황색채소로 베타카로틴과 칼슘, 비타민C 등이 뿌리의 몇 배나 들어 있다. 피부 미용과 감기 예방에 좋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제철엔 무청이 달린 재래종 초롱무를 구입해 먹는 것이 맛과 영양 면에서 좋다.

시래기는 가을철 무를 수확하고 잘라낸 무청을 겨우내 말린 것이다. 나이아신, 나트륨, 단백질, 당질, 레티놀과 각종 비타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잘 말린 시래기는 밥, 된장국 등으로 요리하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다.


육수 재료로 ‘으뜸’… 갈아서 주스에 넣기도

김장 무는 보통 모양이 곧고 잔뿌리가 없으며 표면이 하얗고 매끄러운 것이 좋다. 들었을 때 묵직하고 살짝 눌렀을 때 단단함이 느껴져야 좋은 무다. 무의 윗부분에 나타나는 녹색이 전체 크기의 3분의 1 정도라면 잘 자라서 좋은 영양소가 듬뿍 담긴 무다. 휘거나 두세 갈래로 쪼개진 무는 재배할 때 미숙 퇴비를 사용했거나 뿌리의 생장점이 손상된 것이므로 고르지 말아야 한다.

알타리무는 모양이 예쁘고 잔뿌리가 많지 않아 표면이 깨끗하고 뿌리와 잎에 병충해나 생리장해가 없고 색이 변하지 않아야 한다. 최근에 육종된 소형 무는 일반 김장 무보다 작지만 조직이 치밀해 겨울철 별미인 동치미를 담그면 더 아삭하게 즐길 수 있다.

무를 손질할 때 무청을 잘라내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바람에 말려두고 사용하는데, 말리면서 생긴 먼지나 이물질을 물을 갈아가며 불려서 제거하고 부드럽게 삶아 나물로 무치거나 볶아 먹는다. 들깻가루나 된장으로 양념을 한 뒤 다시마 물을 자작하게 부어 조려 먹어도 좋다. 또 고등어를 조릴 때 함께 넣어도 맛이 있다.

‘무로 만든 요리’ 하면 깍두기와 생채, 말린 무를 이용한 무말랭이무침, 잎을 말린 우거지로 끓인 해장국 등이 떠오른다. 어른들은 모두 좋아하는 메뉴지만 아이들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메뉴다. 늦가을 무는 물이 많아 주스를 만들기에 제격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콤한 사과와 함께 갈아서 레몬즙과 꿀을 넣어주면 맛도 좋고 영양 만점이다. 무의 뿌리에 들어 있는 소화효소 아밀라아제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소화촉진 효과를 얻고 싶을 때는 날것을 그대로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런 면에서 ‘무사과주스’는 식사 후 먹으면 더욱 좋다. 무즙은 시간이 지나면 매워지므로 먹기 직전에 가는 게 좋다.

무를 말린 무말랭이를 이용해 피자를 만들면 별미다. 무말랭이를 간장, 설탕, 참기름 등을 넣어 볶은 뒤 토르티야 위에 올리고 모차렐라치즈를 듬뿍 올려준다.

무는 생선이나 찌개에 넣어 먹기도 하지만 국물을 시원하게 하는 최고의 육수 재료다. 무를 국물 내기에 사용할 때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해물탕처럼 시원함이 강해야 할 때는 단맛이 강한 초록색 부분보다는 시원한 맛이 강한 흰색 부분이 좋다. 반면 된장찌개나 김치찌개같이 감칠맛이 돌아야 할 때는 초록색 부분을 사용하는 것이 맛있다. 요리를 하고 남는 자투리를 알뜰하게 모아두었다가 국물을 내도 좋다. 다시마나 마른 새우, 마른 멸치 등을 넣고 끓이면 감칠맛이 훨씬 깊어진다. 무가 맛이 없어지는 늦봄과 여름에는 제철에 말려두었던 무말랭이를 넣고 끓이면 훌륭한 육수가 된다.

무는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르므로 특성에 맞춰 조리법을 달리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윗부분으로 갈수록 단맛이 강하므로 샐러드나 무채, 동치미 등에 사용하면 좋고, 단단한 가운데 부분은 뭇국이나 전골, 조림 등에 활용한다. 무의 끝부분은 매운맛이 강하므로 열을 가하거나 발효시키는 볶음이나 무나물에 쓰면 좋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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