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진단 정확도 높이고 로봇으로 감염병 방역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11-10 03:00 수정 2021-11-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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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세브란스병원
폐 질환-유방암 의심 부위 찾아내
정확도 97∼99%로 순식간에 진단
입원자-의료진 실시간 위치추적도



5G 방역로봇 ‘비누(BINU)’가 용인세브란스병원 로비를 돌면서 활동하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4일 찾은 용인세브란스병원 통합반응상황실(IRS). 이곳에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입원실의 모든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다. 환자의 상황을 통합 관리하며,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조기 대응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해 문을 연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이처럼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환자실, 응급실, 일반병실 등의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박진영 디지털의료산업센터 소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IRS는 원내 환자 위험을 조기 발견해 사전에 대처할 수 있도록 18개의 대시보드를 통해 상시 모니터링에 나선다”면서 “이를 통해 급성 악화 환자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수술환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이송한 환자, 의료진이 모니터링을 의뢰한 환자 등을 대상으로 환자의 활력 징후를 지속 관찰한다. 또 이곳은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RTLS, Real Time Location System)을 국내 최초로 입원 환자와 의료진에 적용했다. 블루투스 스마트밴드를 활용한 RTLS는 병원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환자의 위치나 동선 등을 추적해 밀접접촉자를 바로 분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 디지털의료산업센터 박진영 소장(우측)이 통합반응상황실(IRS)에서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와 통합모니터링시스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영상진단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의사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즉 AI 영상진단 솔루션을 도입해 주요 폐 질환, 유방암 진단에 활용하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 CXR는 흉부 엑스레이를 단 몇 초 만에 분석해 질환이 의심되는 부위와 정도를 색상으로 표기해준다. 폐 결절, 폐 경화, 기흉을 비롯한 주요 폐 비정상 소견을 탐색하며 정확도가 97∼99%에 이른다. 유방암 인공지능 진단은 김은경 연구부원장(영상의학과 교수) 주도하에 루닛과 공동 개발한 기술로, 유방 촬영기를 통해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암의 의심 부위를 표시해준다. 두 솔루션 모두 별도의 툴이 아니라 자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진단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환자의 대기시간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병원 로비에서 돌아다니는 ‘5G 방역로봇’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방역로봇의 이름은 ‘비누(BINU)’로 ‘방역에서도 새로움(BE NEW)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5G 방역로봇 비누는 AI로 사람의 얼굴을 식별해 내원객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판별하고 체온을 측정한다. 이와 더불어 내원객 밀집도 분석을 통해 일정 수 이상의 사람이 모여 있을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를 음성으로 안내하며 자외선(UV) 방역 기능을 갖춰 원내 공간에 대한 자율적인 소독 방역을 수행한다.

박 소장은 “앞으로 디지털병원의 새로운 생태계를 보여줄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선도 모델을 계속 제시해나갈 예정”이라며 “기술을 위한 기술 발전보다는 사람을 위한 디지털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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