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멋대로 분양가 못깎는다… 건축비-가산비 기준 통일

정순구 기자

입력 2021-11-09 03:00:00 수정 2021-11-09 0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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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분상제 심사 매뉴얼 배포


지방자치단체마다 제각각이던 분양가상한제 심사 기준이 명확해진다. 기본형 건축비와 가산비를 지자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도록 관련 규정이 마련된 것이다. 주택업계는 재건축 재개발 사업의 예측 가능성이 올라간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분양가의 70∼80%를 차지하는 택지비 산정의 큰 틀은 유지돼 분양가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고무줄’ 같던 건축비와 가산비 기준 통일

국토교통부는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분양가상한제 심사 매뉴얼’과 ‘추정분양가 검증 매뉴얼’을 마련해 전국 지자체와 민간업계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올해 9월 노형욱 국토부 장관과 공급기관 간담회에서 나온 건설업계 건의와 서울시 등 지자체 요구에 따른 후속 조치다.

분양가는 택지비(땅값)와 기본형 건축비(공사비), 가산비(커뮤니티시설 등 추가 설계)를 더해 결정한다. 그동안 지자체별로 기본형 건축비를 임의로 삭감하는 곳이 적지 않았다. 또 커뮤니티시설이나 조경 등 가산비 항목과 심사 방식도 제각각이었다. 분양가를 낮추려는 지자체와 분양가를 높이려는 조합 간 갈등이 커지며 분양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번 매뉴얼에서 정부는 기본형 건축비의 경우 지자체가 임의로 삭감하지 못하도록 하고 조정이 필요한 경우 별도로 고시하도록 했다. 지자체마다 달랐던 가산비 조정 기준도 구체화됐다. 가산비로 인정해주는 항목을 분명히 하고, 가산비 인정 비율도 △토목·건축·기계 공종은 81.3% △조경 88.7% △소방 90% 등으로 정해졌다.

택지비는 개별 사업지 특성과 가장 유사한 비교 대상(아파트 표준지)을 골라 교통 여건이나 주변 환경, 단지 규모 등의 특성을 반영하게 했다. 그간 서울에서 아파트 표준지가 자치구당 평균 18개로 적어,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 분양가가 20∼30년 넘은 아파트 분양가에 근거해 책정되곤 했다. 이 때문에 분양가 산정 시 개별 단지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 “둔촌주공 등 분양가 상승폭 크지 않을 듯“

분상제 심사 기준이 명확해지면 분양가가 일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상승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분양가의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택지비 관련 개선 효과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서울 주요 재건축 재개발 조합들은 행정구역이 달라도 유사한 생활환경을 가진 인근 아파트와 가격을 비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런 요구는 매뉴얼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내년 상반기 분양 예정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바로 옆에 단지 규모나 생활환경이 비슷한 송파구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가격에 근거해 분양가를 책정해 달라는 입장이다. 둔촌주공 조합 관계자는 “택지비 산정 방식부터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동일 행정구역 내에서 비교 사업지를 결정한다는 표준지 선정의 기본 원칙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분양가는 올림픽선수촌이 아닌 강동구 다른 아파트 가격과 비교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사업 예측 가능성 제고로 사업계획의 원활한 수립·추진이 가능해지면서 민간 주택 공급 저해 요인 역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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