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재난지원금 20만~25만원 가능” vs 정부 “올해 추경 어려워”

최혜령 기자 , 전주영 기자

입력 2021-11-08 16:56 수정 2021-11-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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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쏘아올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둘러싸고 당정 간 갈등이 길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8일 “1인당 20만~25만 원을 줄 수 있다”며 이번 주 안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반면 김부겸 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는 여건상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추가세수가 대략 10조~15조 원 정도면 전국민에 지급 가능한 금액은 20만~25만 원 정도”라며 “내년 예산안에 재난지원금을 추가하려면 이번 주 내에 결정해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가 지난달 31일 ”(1인당) 최하 30만~50만 원은 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당 지도부에서 처음으로 구체적인 액수를 언급한 것.

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도 “(재난지원금을) 내년 예산안에 태우려면 이번주 안에는 결정을 내고 협의하는 것이 시간상으로는 맞다”며 속도전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안에 3차 추경은 촉박하고, 본 예산이나 대선 전(추경)이냐 대선 후(추경)이냐 등의 경우의 수를 놓고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내년 예산안에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반영하더라도 내년 3월 대선 이전에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국민들은 가계부채로 쓰러지는데 외환위기 때 150조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한 기재부가 국민들한테 25만 원, 30만 원 주는 것에 벌벌 떨면 되겠나”라고 가세했다. 앞서 당정이 전 국민의 88%에 지급했던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도 “22만 원으로 깎아서라도 전 국민에게 다 줄 수도 있었던 것”이라며 “잘못됐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부는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 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올해 추경을 집행하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어렵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도 같은 자리에서 “여러가지 요건상 올해는 추경도 있을 수 없을 것 같고 여러 가지로 어려울 것 같다”고 못 박았다. 홍 부총리는 앞서 이 후보가 재난지원금 재원으로 거론한 초과 세수 규모에 대해 10조 원을 조금 넘는 규모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12월 2일)까지 정부, 야당과 계속 협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의 반발도 거세게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곳간에 쌀이 가득하다느니 부자나라라느니 왜곡된 말로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며 반대를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후보가 ‘부자나라, 가난한 국민’이라는 선동 전략을 들고 나왔지만 국민은 현명하다”며 “국민은 ‘이제 흉년 시작이니 나라 곳간의 쌀을 아껴야 한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 최은석 수석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정부조차 ‘돈 없다’고 하는데 이 후보는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주겠다’고 엄포를 놓는다”며 “경기도민 세금을 호주머니 돈 인양 써온 이 후보에게 곳간을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반기지 않는 여론도 민주당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이달 5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1%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재정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지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20대(68.0%), 대구·경북(70.5%), 자영업자(62.8%)에서 반대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20, 30대가 안 그래도 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재난지원금 지급까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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