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오피스텔 청약 경쟁…금리인상 우려에 투자 신중해야

황재성기자

입력 2021-11-05 13:56 수정 2021-11-0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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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최근 오피스텔 시장의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 이후까지 이런 분위기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끈다. 내년에도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데다 임대차 3법의 하나인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물량이 쏟아지면서 임대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게 근거로 제시됐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부동산 상품인 오피스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 은행 대출금리가 ‘6% 시대’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 뜨거워진 오피스텔 시장…수백~수천 대 1 청약경쟁률 속출
최근 달아오르고 있는 오피스텔 시장 상황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청약경쟁률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경기 과천시 별양동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은 2일 청약에서 89실 모집에 무려 12만4427명이 몰려 13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으로, 청약신청금(건당 1000만 원)만 1조2000여억 원이 몰렸다. 이 오피스텔은 분양가가 최저 15억4200만 원에서 최고 22억 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대우건설이 3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신길 AK 푸르지오’도 96호실 분양에 12만5919명이 몰리면서 청약 접수 홈페이지가 한동안 마비됐다. 그 결과 오후 5시였던 청약 신청 마감은 자정까지 연장됐다.

이런 열기는 지방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GS건설이 3,4일 이틀동안 대구시 서구 두류역 인근에 분양한 오피스텔 ‘두류역 자이’는 86실 모집에 5만8261명이 신청해 평균 677.5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 아파트 대체제로서 오피스텔 장점 다시 주목
이처럼 오피스텔로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는 데 대해 수급불안으로 인해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대체 주거상품인 오피스텔의 장점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덜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오피스텔은 100% 추첨제로 운영된다. 청약통장이나 주택 소유 여부, 거주지 제한규정 등을 따지지 않는다.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취득세 중과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100실 미만이라면 전매제한에 걸리지 않으며 당첨 후 명의 이전이 가능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내년부터 오피스텔 담보대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시행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규제를 피하기 위한 막차수요가 몰렸다는 것이다. 현재 오피스텔은 담보인정비율(LTV)을 최고 70%까지 적용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아파트 등과 마찬가지로 차주별 DSR 규제가 적용되고, 총 대출액이 2억 원을 넘으면 DSR 40%를 적용받는다.

이런 장점들에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최근 오피스텔 가격도 상승세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서울·수도권 오피스텔 매매가격 상승률은 0.51%로 8월(0.40%)보다 0.11%포인트(p) 올랐다.


● 오피스텔 인기, 내년에도 지속될 듯
이런 오피스텔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4일 발표한 ‘2022년 건설부동산경기 전망’에서 “올해 오피스텔 수주가 중가한 것은 주택 인허가 감소로 인한 대체 수요 증가에 있다”고 지적한 뒤 “앞으로 금리가 상승해 (오피스텔의) 수익은 낮아지겠지만,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적어 (오피스텔에 대한) 여전히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내년 입주물량이 최근 6년 새 최저 수준인 28만6000채로 추정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도권은 16만4000채로 최근 5년, 지방은 12만2000채로 최근 9년 기준으로 각각 최저 물량이다.

입주물량이 쪼그라든다는 것은 임대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며, 당장 입주 가능한 대체 주거상품 수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내년 8월 이후 2019년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물건들이 쏟아지면서 전월세금 상승폭을 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건산연은 이를 근거로 내년 전세금 상승률이 매매가(2.0%)를 크게 뛰어넘는 6.5%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내놨다.

● 금리 인상 가능성 커 투자에 신중해야
하지만 오피스텔 투자는 상품 입지별 옥석가리기를 포함해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우선 부동산상품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마침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작을 선언한 것은 수익형 부동산상품인 오피스텔에는 큰 악재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미 8월에 ‘연준보다 먼저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어 이달 25일 회의에서 0.25%포인트, 내년 1월께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가 1.25%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반영하듯 시중 금융기관의 대출금리는 이미 5%대에서 6%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5%를 넘어선 곳이 속출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일 기준 연 3.89~5.256%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연 2.69~4.20%)과 비교하면 하단은 1.2%포인트, 상단은 1.056%포인트 오른 수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직후인 8월말(연 2.92~4.42%)과 비교해서도 2개월여 만에 금리 상단과 하단이 각각 1%포인트 안팎으로 급등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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