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구멍난 글로벌 공급망… 한국 소방차까지 불똥

이건혁 기자 , 서형석 기자

입력 2021-11-04 03:00 수정 2021-11-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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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불안, 민생경제 충격파]중국發 요소수 품귀 사태 확산
소방차-구급차 운행 차질 비상… “전방위 확대 가능성 대비해야”


소방서도 요소수 비상… 재고 통합관리 위해 본부에 반납 3일 서울 도봉소방서에서 소방관들이 요소수를 정리하고 있다. 도봉소방서를 비롯한 서울시 관내 소방서들은 보유 중이던 요소수 중 150L만 남기고 모두 상급기관인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반납했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확산되면서 서울시, 소방청 등은 소방서 요소수 통합 재고관리에 나섰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서울시가 관내 24개 소방서, 119특수구조단 등에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요소수 재고 관리를 위한 긴급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경유차인 소방차와 구급차를 운행하려면 요소수가 확보돼야 하는데 최근 품귀 사태로 운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비상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에 구멍난 여파가 소방, 구급 등 안전을 책임지는 필수 공공 영역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3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서울시는 관내 소방서 등에 “요소수 원료 수급 불안정으로 부족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각 소방서가 확보하고 있는 요소수 가운데 평상시 기준 약 1개월 사용량인 150L를 제외한 물량을 서울 소방재난본부에 즉시 반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서울 주요 주유소에 소방차량에 쓸 요소수를 우선적으로 공급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요소수 추가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 2월을 전후로 요소수가 없어 소방·구급차량이 멈춰 서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본부가 직접 비축량을 확보하고 상황에 따라 배급을 하겠다는 뜻이다. 서울시는 요소수를 아끼기 위해 구급차의 병원 앞 공회전을 금지하고 순찰용 비출동차량은 경유차 대신 전기차를 활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전국 소방업무를 총괄하는 소방청은 경유를 넣는 소방차 및 구급차에 쓰는 요소수 재고를 1주일 단위로 파악해 최대한 비축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요소수 품귀 등을 촉발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 위기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요소수 하나에 전국 경유차 운행이 불안해진 것처럼 예상치 못한 물품 공급난이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요소수는 중국-호주 간 갈등에 따른 중국의 석탄, 천연가스 부족으로 국내에 공급이 제한돼 화물 운송, 건설, 버스 운행, 통학·통근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영역을 뒤흔들고 있다.


요소수
경유차 배출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질소와 물로 환원시키는 촉매제다. 요소수 없이 경유차를 운행하면 대기오염 물질이 대량 발생된다. 최근 출시되는 경유차는 요소수를 넣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돼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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