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요소수’ 폭등… 화물대란 이어 학원·전세버스도 멈추나

뉴스1

입력 2021-11-03 14:34 수정 2021-11-0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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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된 3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요소수가 동나자 관계자가 관련 팻말을 제거하고 있다. 2021.11.3/뉴스1 © News1
최근 중국이 전력난 사태로 ‘요소’ 수출을 제한하자 대부분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우리나라가 비상이 걸렸다. 물량확보를 하지 못하거나 수출 제한이 길어지면 가시화되고 있는 ‘화물대란’에 이어 학원·통근버스, 전세버스도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운행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뉴스1이 학원차 운전자들과 전세버스 기사를 만나보니 대부분의 운전기사들이 “치솟은 가격에도 없어서 못구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요소수를 대량구매 후 비축해 쓰던 운전기사들은 그나마 여유가 있는 편이었지만, 추가물량 구매는 단골가게로부터도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요소는 석탄·나프타·천연가스에서 만들어지며, 경유차량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요소수’의 원료로 쓰인다. 올해 2월 톤당 360달러였던 중국의 요소 수출가격은 지난 10월28일 740달러로 2배 이상 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15년부터 경유가 배기가스 규제단계 ‘유로6’ 이후 적용된 차들은 요소수가 필수품이다. 과거에는 물과 요소를 섞어 눈속임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지만, 유로6 이후 생산된 차들은 물과 요소를 섞을 경우 시동도 걸리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2일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학원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최근 중국이 전력난 사태로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한국에 불똥이 튀었다. 2021.11.2/뉴스1 © News1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는 요소수대란에 이미 위기감이 팽배한 모습이었다. 학원차 기사들은 기자가 접근하기 전부터 이미 요소수대란과 관련한 얘기를 공유하고 있었다.

25인승 학원차 운전자 40대 김모씨는 “요소수가 없다, 진짜 없다, 지금은 주유소에서도 구하기 힘들다”라며 “값이 천정부지로 솟아버렸는데, 값은 둘째치고 당장 구할 수도 없다”라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늦어도 12월까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학원차 운영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5인승 학원차 운전자 60대 A씨는 “원래 8000원 정도면 10ℓ 한통을 샀는데, 지난번 주유소 갔을 때 1만6000원 달라고 하더라”라며 “그것도 단골이라서 겨우 구한거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구매해야 하는데 최소 5만원, 많게는 10만원까지 올라버렸다”라고 설명했다.

25인승 학원차 운전자 60대 B씨는 “가지고 있는게 두통밖에 없는데, 우리 학원차는 그나마 주행거리가 많지는 않으니까 한달에 한두통이면 충분하다”라면서도 “주행거리가 꽤 되는 학원차들은 이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비축해두지 않은 기사들은 차량을 멈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학교 통학차량, 학원차 운전기사들 6명도 요소수를 주제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 “요소수 구했냐”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이곳에서 만난 25인승 학원차 운전자 C씨는 “단골 주유소에도 좀 구해달라고 말해봤는데, 소용이 없다”라며 “우리(학원차 운전자)끼리도 요소수 얘기 때문에 난리인데, 당장 이번달 말에 차가 멈추게 됐다”라고 밝혔다.

기사들은 운행 중단을 피하기 위해서 최대 5배까지 올랐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요소수를 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당장 이달 중순부터 화물차량에 이어 학원·전세버스도 ‘운행중단’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요소수를 구하지 못한 일부 전세버스 기사들은 예약된 일거리를 소화하지 못해 다른 기사들에게 양도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기사들은 “물량 확보가 길어지면 당장 이달 중순부터 운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기사들이 나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정부가 나서 카센터, 주유소 등에서 팔지 않고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곳들을 모니터링하고 단속해주길 원한다고도 했다. ‘최대가격 상한선’도 일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전세버스 운전기사는 “이번달 중순부터 힘들어질 것 같다”라며 “대부분 미리 조금씩 비축을 하고 동료에게 빌리기도 하는데, 길어지면 문제가 된다”라고 했다.

허이재 전국전세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화물대란 문제만이 아니다, 누군가의 출퇴근·통학도 다 함께 걸린 문제”라며 “코로나19로 일거리가 줄었던 마당에 고유가, 이제는 요소수 대란까지 겹쳐 전세버스 기사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허 위원장은 이어 “가격담합을 단속하고, 상한가격을 정하는 등 당장 요소수를 구하지 못하는 전세·노선버스 기사들을 위한 즉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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