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식품-배달까지 ‘구독’… 새는 돈 막아드려요

전남혁 기자

입력 2021-11-03 03:00 수정 2021-11-0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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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크는 구독경제, 관리 앱도 등장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부터 음악과 배달, 식료품·생필품까지…. 구독경제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국내 대기업까지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구독모델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구독모델이 보편화되면서 유사·중복 서비스를 관리하거나 비싼 구독료를 공유하려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 빅테크부터 스타트업까지 뛰어드는 구독 시장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132억 달러(약 15조 원)였던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은 연평균 68%씩 늘어나며 2025년 4782억 달러(약 56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문화 돌풍’을 이끈 오징어게임의 성공에도 구독형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을 제치고 16개월 만에 미국 상장기업 시가총액 1위를 탈환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상승 배경에도 자사의 서비스에 적용한 구독 모델의 영향이 컸다.

구독경제 시장이 급성장한 데는 소비의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적은 금액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구독경제에 열광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 환경에서 콘텐츠 등의 수요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들도 고정비 부담이 적은 서비스 매출을 강화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구독경제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둘 이상의 다양한 서비스를 한데 묶어 제공하는 ‘통합형 모델’이 구독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구글은 ‘픽셀패스’, 애플은 ‘애플원’을 내놓는 등 자사의 다양한 서비스를 한데 묶어 제공하면서 구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드는 중이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부터 국내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해 만든 구독 서비스 ‘T우주’가 8월 31일 론칭 이후 일주일 만에 가입자 15만 명을 끌어모았다.

전통적으로 구독 모델이 적용되던 디지털 콘텐츠뿐 아니라 커피, 식품, 배달 등의 서비스까지 구독이 확장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T우주의 경우 식품, 커피, 꽃배달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소비자가 취향에 맞게 구독료를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요기요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최초로 배달료 할인과 여행, 쇼핑,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멤버십 혜택을 제공하는 ‘요기패스’를 1일 공개하기도 했다.

○ 소비자 피해 막는 서비스 등장도
구독경제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 ‘왓섭’은 구독 서비스 통합 관리 플랫폼 앱 왓섭을 지난해 출시했다. 구독료가 빠져나가는 금융 정보를 등록하면 이용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를 한 번에 관리·해지할 수 있다. 1365건의 구독 서비스와 생활형 고정 지출을 자동 추출하고 1113건의 서비스를 간편 해지하는 등 방대한 구독 서비스를 ‘가장 잘 찾고’ ‘쉽게 해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달 빠져나가는 비싼 구독료를 아끼기 위해 타인과의 ‘구독 공유’를 도와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지난달 출시된 피치그로브의 ‘링키드’는 안전한 구독 계정 공유를 돕는 플랫폼으로, 계정 공유 전 보증금을 거치해 발생할 수 있는 금전 사기, 먹튀, 프라이버시 침해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일부 구독 서비스들의 유료 전환 시 미흡한 안내, 복잡한 해지 절차, 미흡한 환불 조치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한 규정을 강화하기도 했다. 김준태 왓섭 대표는 “일부 구독 서비스는 들어가긴 쉽지만 해지를 위해선 10단계 이상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빠져나가기는 어려운 구조인 만큼, 고정 지출을 관리하고 간편한 해지를 원하는 이용자를 위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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