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믿음 기반 투자의 조건, 불확실한 정보 업데이트하라

정리=조윤경 기자 , 박세영 노팅엄 경영대 재무 부교수

입력 2021-11-03 03:00 수정 2021-11-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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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국립大등 공동연구


영화 ‘타이타닉’의 타이타닉호는 빙산에 충돌한 지 불과 3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는다. 빙산의 일각을 과소평가한 결과다. 얼음의 대부분은 물 밑으로 숨겨져 있고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과연 얼음만 그럴까?

그동안 눈에 보이지 않고 정량화하기가 매우 어려운 신념, 믿음, 의지와 같은 단어들은 금융시장에서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 때 되도록 멀리해야 하는 비이성적인 요소로 여겨왔다. 그러나 신념에 따른 투자 결정이 오히려 최고의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금융시장의 숨은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한 믿음에 기반해 투자를 하는 경우다. 싱가포르국립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홍콩 중문대 공동 연구진은 금융시장의 불완전한 정보를 학습하고 믿음에 기반해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새로운 자산 관리 해법을 제안했다.

금융시장은 경기가 저점에서 정점으로 개선되는 기간인 경제 확장기와 반대로 정점에서 저점까지 위축되는 경제 수축기의 두 가지 국면으로 구분될 수 있다. 문제는 불완전한 정보 위험으로 인해 현재의 경기가 경제 확장기인지 아니면 경제 수축기인지 정확하게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은 관측 가능한 정보를 토대로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불완전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갱신할 필요가 있다. 경제학에서 널리 알려진 효율적 시장 가설에 따르면 금융시장의 주가는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이미 즉각적이고 충분하게 반영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주가에 반영돼 있는 정보를 통해 경기 주기와 관련한 불확실한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단 뜻이다. 즉, 과거의 주가 정보를 통해 현재 경기가 경제 확장기인지 수축기인지,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2021년 8월 27일 한국은행은 많은 전문가의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 인상을 전격 발표했다. 미국의 테이퍼링, 유럽 주요 경제국의 경기 침체 등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은 팬데믹 이후 최초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국가가 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경기가 호황인지 불황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경기 호황으로 확신한다면 향후 경기 침체기 때 주가 하락으로 인해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 결과에 따라 개인은 관측 가능한 과거 주가 정보를 활용해 현재 경기 주기와 관련해 숨어 있는 정보를 학습할 수 있다. 학습을 통해 경기 주기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현재 경기 주기에 잘 맞는 투자 전략을 세운다면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박세영 노팅엄 경영대 재무 부교수 seyoung.park@nottingham.ac.uk
정리=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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