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위 에르메스… 시간의 품격을 높이다

박성진 기자

입력 2021-10-29 03:00 수정 2021-10-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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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용 시계 ‘에르메스 H08’
0은 無, 8은 무한대를 의미
‘무와 무한’ 오가는 여행처럼
시간의 신비와 깊이를 담아


슬림 데르메스 GMT

《올해 첫선을 보인 남성용 시계 ‘에르메스 H08’은 시계 브랜드로서의 에르메스를 재평가하게 했다. 에르메스가 시계를 처음 제조한 건 1912년이다. 1978년에는 스위스에 시계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시계 산업에 뛰어들었다. 관련된 세월이 100년이 넘는다. ‘럭셔리 워치 메이커’로서 자리 잡겠다는 에르메스의 의지는 오랜 시간 꾸준히 이어져 왔다. 2003년 스위스에 있는 무브먼트 공방 ‘보셰 매뉴팩처 플뢰리에’와의 협업은 자체 무브먼트 제작 및 개발 역량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됐다. 2012년에는 다이얼 제조사 나테베르, 2013년에는 케이스 제조사 조제프 에라르드를 사들였다. 에르메스는 가죽에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 특성도 살리고 있다. 수천만 원짜리 에르메스 가방에 사용하는 최고급 가죽이 스트랩으로 제작되는데 럭셔리 워치 메이커 중 자체 제작 스트랩을 사용하는 곳은 에르메스가 유일하다. 시계 본연의 가치를 앞세워 올해 자신 있게 선보이고 있는 에르메스 남성용 시계들을 살펴봤다.》

순수한 라인이 돋보이는 ‘슬림 데르메스 스켈레톤 룬’


슬림 데르메스 스켈레톤 룬
슬림 데르메스 스켈레톤 룬은 빛과 질감의 효과를 극대화해 손목을 빛내는 시계다. 기존 슬림 데르메스 컬렉션에 울트라 라이트 티타늄을 더했다. 티타늄 케이스 위로 귀금속 소재를 사용하고 화이트 골드 크라운을 더하는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미묘한 빛과 질감을 살린 모델이다. 엄격한 기준과 최적의 균형이 적절히 어우러져 클래식하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슬림 데르메스 스켈레톤 룬
이 모델의 더블문은 에르메스가 표현하고자 하는 우주적이고 꿈같은 시간을 본떠 디자인됐다. 간결하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무광과 광택 마감이 교차하는 짙은 색조의 스켈레톤 다이얼은 다층적인 매력을 갖고 있다. 가느다란 시곗바늘과 악어 스트랩의 스티치가 어우러져 완성도를 높였다. 정교하게 움직이는 무브먼트와 스트랩은 모두 에르메스 시계 공방 장인의 손에서 탄생했다.


찰나의 모든 시간을 함께하는 ‘에르메스 H08’


에르메스 H08
에르메스 H08의 제품명에는 이 시계의 지향점이 담겼다. 숫자 0은 무(無), 8은 무한대를 뜻한다고 한다. ‘무와 무한’을 오가는 여행처럼 시간의 신비와 깊이를 담았다는 의미다. 디자인은 간결하지만 유려하다. 끝을 둥글린 사각형의 케이스 안에 원형 베젤(테두리)을 담아 곡선과 직선의 조화를 꾀했다. 광물 소재 케이스와 블랙, 그레이, 블루, 오렌지 색상은 ‘차가운 도시 남성’을 연상시킨다.

에르메스 매뉴팩처 H1837 머캐니컬 셀프―와인딩 무브먼트가 탑재된 에르메스 H08 라인은 쿠선형 케이스에 크라운이 스크루다운 방식으로 잠기는 3가지 모델로 구성된다. 매끈한 새틴 마감 처리를 한 세라믹 베젤과 야광으로 만든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시간을 보여주는 숫자), 블랙 니켈로 마감 처리한 핸즈(시침 분침 등 시간을 가리키는 부품), 데이트 디스플레이(날짜 창) 등이 특징인 모델이 대표적이다. 다른 모델은 우븐 스트랩을 달아 캐주얼한 느낌을 살렸다. 특별히 개발된 우븐 스트랩은 내구성과 착용감, 스포티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드러낸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슬림 데르메스 GMT’


슬림 데르메스 GMT
슬림 데르메스 GMT는 2.6mm 두께의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울트라신 에르메스 매뉴팩처 H1950 무브먼트다. 신비로운 블루 다이얼 위에 올려진 시침과 분침이 무브먼트에 맞춰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 위로는 아젠호사가 에르메스를 위해 특별히 개발한 1.4mm 울트라신 GMT 모듈이 올라가 있다. 내가 사는 곳과 현재 머물고 있는 여행지의 낮과 밤을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두 개의 인디케이터를 장착했다.

2015년 에르메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필리프 델로탈이 디자인한 슬림 데르메스 라인은 극도의 간결함과 균형 잡힌 형태로 시계의 본질에 다가서고자 했다. 가느다란 선으로 표현된 케이스에 직각 형태 러그를 더했다. 디테일은 섬세한 선으로 살렸다.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필립 아펠루아가 디자인한 숫자는 선과 선 사이에 공간을 남겨 클래식하고도 현대적인 디자인에 화룡점정이 됐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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