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 임승희의 패션 키워드]부드럽고 우아해진 秋男

임승희 인덕대학교 방송뷰티학과 교수·스타일리스트

입력 2021-10-29 03:00 수정 2021-10-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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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리즘’ 영향으로 여성스러운 실루엣 대세
풍성한 로브코트-반짝이는 가죽 롱코트 등
자유로운 감성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 인기
캐시미어-울 소재 터틀넥, 고급스러움 부각
밋밋한 패션엔 기하학 패턴 니트로 활기를


셀린느

임승희 인덕대학교 방송뷰티학과 교수·스타일리스트
패션은 변해버린 환경에 적응하듯 성별을 떠나 개성과 취향의 길을 달리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자율성과 다양성으로 색다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젠더리즘의 영향을 받은 오늘날 패션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한껏 부드러워진 남성 패션입니다. 루즈한 실루엣에서부터 관능적이고 파격적인 소재, 대담한 원색의 등장으로 남성 패션은 우아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시대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패션이 잠시 표류하는 건 아닌가 했는데, 오히려 억눌린 욕망을 대변하듯 남성 패션이 새롭게 도약했습니다. 고급 제품들이 여성스러운 디테일로 남성복 트렌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유쾌하고 감각적인 이번 시즌 아이템들은 우리 일상 속 답답함을 뚫고 변화를 안겨줄 것입니다. 차별 없는 개성과 실용성으로 무장한 올가을 남성복이 선사하는 즐거움을 느껴 보는 건 어떨까요.


#터틀넥레이어드

찬바람이 불 때면 꾸준히 사랑받는 터틀넥이 올가을 다양한 레이어드 방식과 극적인 색깔 대비로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외투와는 자연스럽게 동화되도록 스타일링해 편안함까지 안겨줍니다. 캐시미어, 울 등 부드러우면서도 얇은 소재가 주는 고급스러움은 덤입니다. 목 부분의 높이와 폭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도 연출 가능합니다. 터틀넥을 셔츠, 니트조끼 등과 함께 매치한다면 실용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스타일을 완성하실 수 있습니다.


#로브코트


에트로
지속 가능한 패션과 젠더리즘의 영향을 받아 남성 패션 아이템들이 루즈한 실루엣과 자유로운 감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남성복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부드러운 어깨 라인과 허리를 감싸는 형태의 로브코트가 등장했습니다. 각을 살리기보단 몸을 유연하게 감싸는 실루엣은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담아내기에 제격입니다. 마치 잠옷을 닮은 듯 넉넉하고 차분한 실루엣은 이제 재택근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듯한 인상을 주곤 합니다. 부드러움을 물씬 풍기는 로브코트 스타일링으로 이 가을 카푸치노의 진한 분위기를 만끽해 보세요.


#레더롱코트


인사일런스
겨울 머스트잇 아이템인 레더는 해를 거르지 않고 사랑받는 아이템입니다. 특히 올해는 마치 위험한 현 상황으로부터 나를 지키려는 듯, 롱코트가 힙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롱코트의 기장감은 마치 영화 ‘매트릭스’ 속 키아누 리브스가 총알을 피하는 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우리 주변 곳곳에 도사린 위험을 피하려는 보호심리를 표현해 주는 것도 같습니다. 자유롭고 다양한 질감 대비는 개성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적당한 광택감은 시크함을 더해줌으로써 남성복 트렌드의 주목할 만한 아이템으로 부상했습니다.

#지오메트릭패턴니트웨어


프라다
기하학적 패턴이 담긴 다채로운 색감의 니트웨어가 컬렉션마다 눈에 띕니다. 오버사이즈 트렌드를 따른 넉넉한 품은 물론이고 다양한 색깔과 특유의 소재감이 살린 키치한 감성으로 니트웨어의 따뜻함을 함께 담고 있는데요. 스웨터와 니트 조끼, 가디건을 수놓은 기하학적 패턴으로 멋스러운 가을철 남성 패션에 도전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샌드컬러


사막을 연상케 하는 중성적인 톤은 이번 시즌 빨강과 함께 남성복 트렌드를 물들이고 있습니다. 갈색, 베이지 등으로 구성한 샌드컬러 톤온톤 코디네이션으로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고급스러운 조합으로 안정감 있고 클래식하게 연출하고 싶으시다면 샌드컬러를 추천해 드립니다.

곧 한파가 몰아칠 듯 깊어가는 계절입니다. 다소 경직될 수 있는 일상이지만 부드럽고 우아한 남성복 트렌드와 함께 유쾌하고 따뜻한 가을 되세요.


임승희 인덕대학교 방송뷰티학과 교수·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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