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억 달러 규모 美인수금융 공동주관… 글로벌 시장서 입지 강화

김자현 기자

입력 2021-10-28 03:00 수정 2021-10-28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한국투자증권
미디어 사업 부문 인수 거래 참여
선순위 대출 상당 부분 주관하기로
동남아-홍콩 법인 등 IB사업 성과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 진출에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신흥국 주식시장이 새로운 수익처로 주목받으면서 단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업무를 포함해 현지 벤처기업 투자, 인수합병, 채권 발행 등 투자은행(IB) 업무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넓혀나가고 있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강화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각지에 위치한 현지법인을 통해 IB 실적을 쌓아 올리며 유수의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4일 글로벌 사모펀드 아폴로가 미국 통신회사 버라이즌으로부터 야후와 아메리카온라인(AOL) 등이 속한 미디어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거래에 글로벌 공동 주관사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금융에는 RBC와 바클레이스 등 글로벌 금융기관이 다수 참여한 가운데, 국내 금융사 중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게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약 53억 달러(약 6조6300억 원) 규모의 인수 금융 관련 선순위 대출의 상당 부분을 주관하고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에 재판매(sell down)하게 된다.

지난달 30일에는 미국 뉴욕의 IB전담 법인인 KIS US가 워싱턴DC 소재 신축 오피스 인수금융 계약에 대표주관사로 참여해 자금 조달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올해 1월 설립한 신설 법인 KIS US는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록우드캐피털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프로퍼티가 소유한 665뉴욕애비뉴 빌딩의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5000만 달러(약 592억 원)의 인수금융 계약을 도맡아 주관하기도 했다.

동남아 시장에 위치한 현지법인들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IS인도네시아는 9월 인도네시아 BBKP은행의 루피아화 표시 공모채권 발행의 대표 주관을 맡았다. 국내 증권사가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 공모사채 발행의 대표주관을 수행한 첫 사례다. 이번 공모채권 발행은 선순위 3년물 1조 루피아, 후순위 5년·7년물 1조 루피아 등 총 2조 루피아(약 1630억 원) 규모로 진행됐다. 현지 자본시장의 유동성 감소로 회사채 발행 규모가 급감한 상황에서도 목표보다 낮은 3년물 기준 6.25%의 금리로 발행에 성공한 점이 눈길을 끈다. KIS인도네시아는 앞서 세계 1위 펄프생산 제지업체인 ‘PT OKI 펄프 앤 페이퍼밀스’ 및 유럽계 소매금융회사 ‘PT 홈 크레딧 인도네시아’의 ‘김치본드(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채권)’ 발행을 본사와 공동주관하기도 했다.

홍콩법인은 지난해 IB본부를 신설하고 본사 IB그룹와 협업을 통해 해외 IB 사업 실적을 쌓고 있다. 지난해 호주 벤티아의 브로드스펙트럼 인수 관련 선순위 대출에 참여했다. 이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선순위 공동주관사 지위를 확보하며 인도 IT솔루션 기업 헥사웨어의 리파이낸싱 주선 업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KIS베트남 역시 지난해 7월 현지 최초로 발행된 교환사채(EB) 대표주관 업무를 수행하는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플라스틱 제품 생산 그룹인 ‘안팟홀딩스’의 130억 원 규모 EB를 발행 하던 당시, KIS베트남은 기존 담보부 사채나 전환사채(CB)와는 차별화된 발행 구조를 제안해 현지 자본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KIS베트남은 올해 3월 안팟홀딩스의 225억 원 규모 채권 발행도 대표 주관했다. KIS베트남은 현지 IB부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본사와 협업을 통해 기업공개(IPO) 및 인수합병 등의 IB사업도 활발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