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편향에 휩쓸리지 않고 예측을 수행하려면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 정리=이규열 기자
입력 2021-10-27 03:00 수정 2021-10-27 04:41
자기 과신 - 클러스터 오류, 프레이밍 효과 - 방향성 편향 등
4가지 편향, 예측에 특히 영향 미쳐… 넛지 활용 - 다양한 성격의 구성원
교육 시스템 구축이 편향 약화시켜
우리의 일상은 판단과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그리고 판단과 결정을 하려면 필수적으로 그 대상에 대해 예측해야 한다. 기업 역시 수요와 매출, 생산량 등을 예측해 사업 계획을 마련한다. 그러나 정작 예측을 수행하는 인간은 편향에 휩쓸리기 쉽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인 노스파인드파트너스는 16가지 편향과 예측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예측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네 가지 편향을 추려내고, 편향에 대한 대처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의 예측 전문가 410명과 일반인 90명을 대상으로 예측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자기 과신, 클러스터 오류, 프레이밍 효과, 방향성 편향 등 네 가지 편향이 예측에 두드러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기 과신의 유무와 강도는 참가자들이 평소에 접하지 못한 난해한 질문을 통해 측정했다. 예컨대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이집트 아케나톤 왕이 태어난 해, 명왕성의 직경 등을 추정하도록 했다. 그 결과 대상자의 3분의 2가 정답과 먼 추정치를 내놨다. 자기 과신은 국가, 문화,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특히 전문가가 비전문가에 비해 자기 과신적 예측을 할 확률이 10% 이상 높았으나 전문가들의 경우 예측 경험이 쌓일수록 자기 과신의 정도가 감소했다.
클러스터 오류는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 자료 속에서 패턴을 찾으려는 성향이다. 참가자들은 서로 관련이 없는 임의의 자료들로부터 생성된 산포도와 막대그래프를 보고 패턴을 찾는 과제를 수행했다. 그 결과 참가자 중 약 3분의 2가 패턴을 발견했다고 응답했다.
프레이밍 효과는 똑같은 자료라도 제시되는 방식에 따라 사람들의 판단이 달라지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대상자들에게 문제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프레임과 부정적인 프레임을 담은 자료를 각각 제시했다. 대상자들은 위험을 회피하는 선택이나 위험을 추구하는 선택을 내릴 수 있다. 실험 결과 긍정적 프레임에 노출된 참가자의 72%가 위험회피적 선택을 한 반면 부정적 프레임에 노출된 참가자의 78%는 위험추구적 선택을 했다. 프레임의 차이가 예측의 방향을 좌우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방향성 편향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상황을 과도하게 낙관하거나 비관하는 성향이다. 참가자들은 한 기업의 매출 관련 시계열 자료를 보고 매출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더 나아질 것” “더 악화될 것” 또는 “현재와 비슷할 것”으로 답했다. 참가자 중 90% 이상이 낙관적 또는 비관적 방향에 치우친 예측을 내렸다.
연구팀은 편향을 약화시켜 예측력을 높이는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중 첫 번째는 예측을 수정할 때는 반드시 근거를 대도록 하는 등의 넛지(nudge·부드러운 개입으로 행동 변화를 이끄는 것)를 활용하는 것이다. 다양한 성격 유형을 가진 사람들로 팀을 구성하는 것도 편향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제시됐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편향의 해악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교육, 훈련, 평가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조언했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4가지 편향, 예측에 특히 영향 미쳐… 넛지 활용 - 다양한 성격의 구성원
교육 시스템 구축이 편향 약화시켜
우리의 일상은 판단과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그리고 판단과 결정을 하려면 필수적으로 그 대상에 대해 예측해야 한다. 기업 역시 수요와 매출, 생산량 등을 예측해 사업 계획을 마련한다. 그러나 정작 예측을 수행하는 인간은 편향에 휩쓸리기 쉽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인 노스파인드파트너스는 16가지 편향과 예측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예측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네 가지 편향을 추려내고, 편향에 대한 대처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의 예측 전문가 410명과 일반인 90명을 대상으로 예측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자기 과신, 클러스터 오류, 프레이밍 효과, 방향성 편향 등 네 가지 편향이 예측에 두드러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기 과신의 유무와 강도는 참가자들이 평소에 접하지 못한 난해한 질문을 통해 측정했다. 예컨대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이집트 아케나톤 왕이 태어난 해, 명왕성의 직경 등을 추정하도록 했다. 그 결과 대상자의 3분의 2가 정답과 먼 추정치를 내놨다. 자기 과신은 국가, 문화,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특히 전문가가 비전문가에 비해 자기 과신적 예측을 할 확률이 10% 이상 높았으나 전문가들의 경우 예측 경험이 쌓일수록 자기 과신의 정도가 감소했다.
클러스터 오류는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 자료 속에서 패턴을 찾으려는 성향이다. 참가자들은 서로 관련이 없는 임의의 자료들로부터 생성된 산포도와 막대그래프를 보고 패턴을 찾는 과제를 수행했다. 그 결과 참가자 중 약 3분의 2가 패턴을 발견했다고 응답했다.
프레이밍 효과는 똑같은 자료라도 제시되는 방식에 따라 사람들의 판단이 달라지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대상자들에게 문제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프레임과 부정적인 프레임을 담은 자료를 각각 제시했다. 대상자들은 위험을 회피하는 선택이나 위험을 추구하는 선택을 내릴 수 있다. 실험 결과 긍정적 프레임에 노출된 참가자의 72%가 위험회피적 선택을 한 반면 부정적 프레임에 노출된 참가자의 78%는 위험추구적 선택을 했다. 프레임의 차이가 예측의 방향을 좌우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방향성 편향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상황을 과도하게 낙관하거나 비관하는 성향이다. 참가자들은 한 기업의 매출 관련 시계열 자료를 보고 매출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더 나아질 것” “더 악화될 것” 또는 “현재와 비슷할 것”으로 답했다. 참가자 중 90% 이상이 낙관적 또는 비관적 방향에 치우친 예측을 내렸다.
연구팀은 편향을 약화시켜 예측력을 높이는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중 첫 번째는 예측을 수정할 때는 반드시 근거를 대도록 하는 등의 넛지(nudge·부드러운 개입으로 행동 변화를 이끄는 것)를 활용하는 것이다. 다양한 성격 유형을 가진 사람들로 팀을 구성하는 것도 편향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제시됐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편향의 해악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교육, 훈련, 평가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조언했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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