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될 때도 안될 때도, 우리가 서로에게 조금만 더 힘이 돼 준다면

홍은심 기자

입력 2021-10-27 03:00:00 수정 2021-10-2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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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훈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말해주는 ‘위로하는 방법’

비둘기 성악가는 바리톤 정경 교수가 우리 이웃들의 사연을 듣고 따뜻한 위로의 음악을 들려주는 유튜브 채널이다. 유튜브 캡처

21일 클래식 무대와 독특한 콘셉트로 무장한 유튜브 채널 ‘비둘기 성악가’의 첫 콘텐츠가 공개됐다. 비둘기 성악가는 기존의 단순 클래식 소개 영상과 달리 ‘예능’과 ‘감성’이 결합된 콘텐츠로 EBS(한국교육방송공사)와 워너뮤직코리아, 제이제이글로벌그룹이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19세기 중엽까지 우편배달부 역할을 해냈던 비둘기를 모티브로 ‘비둘기 성악가’ 바리톤 정경 교수가 의뢰인에게 사연을 받아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진행된다. 결혼을 앞둔 커플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출이 줄어든 자영업자, 장애인 부부, 대리기사, 주거취약계층, 보호종료 아동, 입양가족 등 우리 주변의 이웃들에게 각자의 사연에 맞는 클래식 음악을 라이브로 들려주며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이처럼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어도 선뜻 나서지지가 않는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만나 위로의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위로란 무엇일까.

“위로는 아주 기본적인 삶의 기술이다. 위로는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해주고 삶이란 좋은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좋은 위로는 우리를 쓰러지지 않도록 받쳐주고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다. 몸이 불편하거나 지칠 때, 또는 슬플 때, 심지어 평범한 일상에서도 우리는 위로가 필요하다. 위로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조언이나 격려의 말이 아니다. 상대를 강하게 해주고 기운을 차리게 해줄 애정과 관심이다. 위로는 어려운 상황이나 상처를 쉽게 넘어설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언제 위로가 필요할까.

“항상! 힘이 들 땐 사랑하는 이의 위로가 필요하다. 잘해 나가고 있을 때조차 주변 사람들의 응원과 위로는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누군가를 위로하기보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하는 데 더 능숙하다. ‘올바른 것’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타인의 행동을 지적하고 비판한다. 물론 적절한 지적은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은 비난과 지적이 아니라 위로와 응원이다. 나그네의 옷을 벗게 한 것은 추운 비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살인 것처럼 말이다.”

―위로의 방법은 따로 있을까.

“응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타인의 지지는 위로가 된다. 반면 문제점을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적절한 지적이 위로가 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타인에 대한 관심이다. 애정 없는 비판과 무분별한 지적은 상대를 주눅 들게 할 뿐 위로와 응원의 방법이 아니다.

우리는 간혹 상대방을 위한다며 ‘옳은 것’을 알려주기 위해 애쓴다. 그러다 화를 내기도 하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답답해한다. 심지어 악인, 사이코패스 등으로 상대를 몰아가기도 한다. 상대를 위로하는 방법이 타인을 바꾸려는 데 초점이 맞춰져서는 안 된다.

가장 흔한 위로의 수단은 ‘대화’다.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가 위로를 가장한 공격이다. 그럴 때 자주 사용되는 단어가 ‘그런데’이다. ‘힘든 거 잘 알아. 그런데…’ ‘잘하고 있어. 그런데…’ 등이다. 상대방이 진심으로 ‘위로를 받았다’고 느껴야 진정한 위로다.”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인색하다. 아마도 스스로를 칭찬하는 횟수보다 자책하는 일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위로가 필요한 날 스스로에게 ‘나는 잘하고 있다. 그런데…’가 아니라 ‘나는 잘 하고 있다. 그리고…’라고 말해보자.”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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