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중년의 건강]‘허리 업’ 습관이 허리 건강 해쳐

신민식 잠실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입력 2021-10-27 03:00 수정 2021-10-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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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과 식사 속도 맞추기

게티이미지코리아

신민식 잠실자생한방병원 병원장
#10분이면 충분하다. 김 부장(52)이 10분 만에 식사를 마치고 팀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뜨거운 국밥도 예외는 아니다. 같은 테이블의 팀원들은 김 부장의 빈 그릇을 의식하며 서둘러 먹는다. 그렇게 1시간의 점심시간이 단 10분 만에 끝난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 포만감을 덜 느낀 김 부장은 탕비실에서 간식을 챙긴다. 간식을 먹고 나니 어느 정도 배가 부르다. ‘빨리빨리’ 먹는 습관이 몸에 밴 중년 직장인들의 흔한 점심 풍경이다.

한국인은 ‘빨리빨리’에 익숙해져 있다. 이 문화가 식사습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국내 기업이 자사 직장인 549명을 대상으로 평균 점심시간을 조사한 결과 10∼20분이 43.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천천히 먹는 사람도 빨리 먹는 분위기에 휩쓸려 속도를 맞추는 식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허리를 위해 고쳐야 할 식습관이다.

빨리 먹는 습관은 직장인의 허리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먹기 시작하고 포만감을 느끼는 데 20∼30여 분의 시간이 걸린다. 10분의 식사시간은 포만감을 느끼기에 너무 짧은 것이다. 이에 자연스레 먹는 양이 늘어나고 다른 간식거리를 찾게 된다. 바로 김 부장의 사례가 이와 같다. 이렇게 매일 이어지는 과도한 칼로리 섭취는 복부 주변에 허리 근육이 아닌 지방을 쌓이게 한다. 이는 결국 척추에 부담이 작용하고 요통을 유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만약 요통을 달고 사는 중년 남성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식습관이 김 부장과 같지는 않은지 확인해봐야 한다. 이를 바꾸지 못하면 뱃살은 더욱 늘어나고 과도한 하중이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에 전달된다. 이어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의 전조증상인 뻐근하고 묵직한 허리 통증과 쑤심, 다리 저림 등이 나타난다.

특히 20대보다 50대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잦은 회식과 운동부족 등으로 허리둘레가 늘어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9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50대 남성의 평균 허리둘레는 88.5cm(35인치)로 20대 남성(84.2cm, 33인치)보다 굵다. 50대 남성 허리디스크 환자가 전 연령대에서 20만2810명으로 가장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50대의 경우 전조증상이 반복되면 허리디스크 예방 차원에서 속히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에 나서야 한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치료, 약침,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된 한방통합치료로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먼저 늘어진 뱃살로 과도한 하중을 받으며 불균형해진 척추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척추와 관절, 근육 등을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척추불균형을 해소한다. 이어 긴장된 허리 근육은 침치료를 통해 부드럽게 풀어준다.

허리디스크가 심하게 진행된 경우 터진 디스크로 손상된 신경 및 연골 등은 약침으로 해결한다.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통증 부위와 경혈에 놓으면 신경과 연골을 재생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아울러 약침과 같은 성분이 함유된 한약을 체질에 맞게 복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치료에 앞서 뱃살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 보자. 천천히 꼭꼭 씹어먹는 습관은 필수다. 포만감을 충분히 느끼면서 최소한 의식적으로 10번은 씹어 삼켜야 한다. 뱃살을 줄이는 작은 실천이 허리디스크 예방의 첫걸음이다. 5분 내 식사를 끝낸 사람의 비만 위험은 15분 이상 식사를 한 사람보다 3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 무엇보다 부장님부터 여유 있게 먹어야 팀원들의 식사도 즐겁지 않을까.


신민식 잠실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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