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게 얽힌 ‘허리 속 터미널’ 추간공… 추간공확장술로 통증 줄인다

황효진 기자

입력 2021-10-27 03:00:00 수정 2021-10-2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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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혜병원

추간공확장술 개발자로 한미일 특허등록을 마치고 누적시술건수 2만 례를 돌파한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병원장. 광혜병원 제공

척추는 33개의 뼈로 이뤄져 있다. 인접한 2개의 척추뼈 패임 부분이 만나 생기는 공간이 추간공이다. 좌우 양쪽으로 2개씩 자리를 잡고 있다. 추간공 내외측에는 다양한 인대가 거미줄처럼 미세하게 얽혀있고 인대 사이로 신경다발에서 분기된 신경가지(신경절)와 자율신경, 혈관 등이 지나는 복합 구조를 이룬다. 이러한 복잡성으로 인해 추간공은 생화학적 염증이나 유착, 협착에 매우 취약한 특성을 보인다.

추간공 좁아져 신경압박, 염증으로 통증유발

추간공에서 발생하는 통증의 요인은 크게 물리적 요인과 생화학적 요인으로 구분 가능하다. 물리적 요인은 추간공 주변 뼈 조직이 노화나 반복되는 충격과 부하로 두꺼워지고 내외측의 인대 탄력이 줄고 딱딱해져 주로 발생한다. 두꺼워진 뼈와 비후된 인대는 결국 추간공의 신경가지나 자율신경, 혈관 등이 지나가는 공간을 좁게 만들어 해당 조직들을 압박해 통증이 생긴다.

생화학적 요인은 심한 유착이나 협착으로 인해 염증 유발물질들이 추간공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거미줄처럼 얽힌 인대와 신경가지 주변에 염증을 유발해 통증으로 이어진다.

이런 특징 때문에 추간공은 터미널에 비유되기도 한다. 터미널은 전국 곳곳으로 다양한 배차들을 연계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구조가 매우 복잡하다. 이러한 터미널 주변의 극심한 교통정체로 초래된 혼란이 바로 추간공에 발생한 통증 상황과 유사하다. 특히 명절 때처럼 교통량 급증으로 주변 도로가 완전히 막힌 것은 물리적 요인으로 폭설과 폭우로 노면 상황이 악화된 것은 생화학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터미널 주변 극심한 교통 정체 해소를 위해서는 도로를 넓히고 노면 상황을 정비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척추질환으로 인한 통증을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요인과 생화학적 요인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추간공확장술로 동시에 해결


요추에 문제가 발생하면 허리 주변만 아픈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요추만 보더라도 △어느 척추 마디 추간공이 문제인지 △해당 마디 추간공 중 한쪽(좌측·우측)인지 양쪽인지 △추간공 중 어느 부위(내측, 중앙, 외측)에 나타난 양상인지 △해당 추간공을 물리적으로 좁게 한 원인(뼈 조직, 인대, 디스크)이 무엇인지 △생화학적으로 염증이 동시에 나타났는지 △통증의 원인으로 신경가지 외 자율신경이나 혈관 쪽 영향도 있는지 △관련 신경에 손상이 발생했는지 등과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통증에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요추부는 다섯 마디에, 양쪽으로 추간공이 열 군데나 위치한다. 그 자리로 각기 다른 부위를 관장하는 10개의 신경가지가 분기돼 지나간다. 즉, 터미널에서도 여러 다른 지역으로 배차가 진행되는 것처럼 어느 추간공에 물리적·생화학적 문제가 어떻게 어느 정도로 발생했는지에 따라서 다양한 부위와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 결과 통증이 발생하는 신체 부위도 허리, 엉덩이, 고관절, 대퇴부, 서혜부, 종아리, 발 등 다양하다. 증상은 좌측, 우측 혹은 양쪽으로 나타날 수 있고 통증의 양상과 정도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하지 특정 부위가 시리거나 차갑다고 호소하는 경우는 신경가지 쪽보다는 주로 자율신경이나 혈류 쪽 원인이 더 큰 경우가 많고 신경 손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는 살이 타들어가거나 전기가 통하는 듯한 신경병증성 통증의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다양성은 추간공의 구조 자체가 복잡하게 얽힌 터미널과 유사하고 요추 부위 추간공만 해도 1개가 아니라 여러 개가 양쪽으로 존재하면서 인체의 각기 다른 영역(지역)으로 통하는 신경가지의 관문 역할을 하는 특성에 기인한다.

특수 키트로 옆구리 통해 시술

추간공접근법으로 특수 키트를 사용해 추간공 내외측에 미세하게 얽혀있는 인대들을 절제하고 있는 추간공확장술 모식도.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병원장은 “다양한 부위와 양상, 통증 정도로 나타나는 척추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추간공을 직접 공략하는 ‘추간공확장술’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국, 미국, 일본에서 특허 받은 특수 키트를 옆구리를 통해 추간공에 접근한 뒤 추간공 내외측의 인대를 절제해 좁거나 막힌 추간공을 뚫어주고 염증유발물질을 배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시술 전 추간공과 관련한 다양한 요소들을 충분히 확인해야 하며 다양한 척추질환 사례를 통해 누적된 경험과 술기를 보유한 의료진인지, 좋은 검사시설과 장비를 갖췄는지도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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