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이상반응 다르고 명확한 기준 없어

홍은심 기자

입력 2021-10-27 03:00:00 수정 2021-10-2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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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인과성 규명, 왜 어렵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 문제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어선 가운데,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6일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질병관리청에서 받은 ‘코로나 백신 이상반응 및 보상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2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 이상반응 신고 접수가 총 21만5501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약물 부작용 인과성 평가는 어떻게


일반적으로 의약품 부작용 모니터링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부작용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과관계를 조사·규명한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이상반응 데이터는 질병청이 특별 관리한다.

의약품과 이상반응 사이의 인과성을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가 세계보건기구 웁살라모니터링센터(WHO-UMC)의 약물이상반응 인과성 평가기준을 활용하는 것이다. 점수를 매겨서 약과 부작용의 인과성을 평가하는데, 이 기준을 보완한 한국형 알고리즘도 있다. WHO UMC 알고리즘은 ‘확실함, 상당히 확실함, 가능함, 가능성 적음, 평가곤란, 평가불가’ 등 총 6개 항목으로 인과성을 평가한다.

통상적으로 약물 부작용 인과성 평가를 위해서는 ‘동일한 약’을 복용하다 중단했을 때의 증상 변화를 관찰한다. 약의 투약시간, 용량 등을 바꿨을 때 나타나는 증상을 관찰하면서 인과성 여부를 판단한다.

그렇다면 백신의 부작용 인과성 평가는 다를까.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김나영 약사는 “코로나19 백신을 평가하는 알고리즘도 현재 사용하는 평가기준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단기간에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약물을 투여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에 맞는 평가 알고리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 인과성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약으로 증상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 전달체인 아스트라제네카와 mRNA 백신인 화이자, 모더나 등을 교차 접종한다. 따라서 현재 사용하는 이상반응 평가 알고리즘으로는 관련성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층의 경우도 백신과의 인과성 규명이 어렵다. 여러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어떤 약에 의한 부작용인지 밝혀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작용 인과성은 이상반응 사례가 단 1건이라도 신고되면 부작용 인과성을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백신은 접종 후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과정으로, 개개인마다 나타나는 양상이 다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소수의 사람에게서 증상이 발견됐다고 백신에 의한 이상반응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부작용 데이터 모으고 지속 모니터링


안전성을 인정받아 활발히 사용하고 있는 의약품들도 허가사항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승인허가를 받아 시판된 약이라도 부작용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다. 임상 4상은 임상 3상을 거쳐 신약 승인 후에 시행된다. 이미 승인된 약물이지만 실제 시판된 뒤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돼 회수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시판 후 약물에 대한 조사는 임상시험만큼 중요하다.

고령층의 경우 백신 이상반응이 발생했을 때 고려해야 할 요인들은 너무 많다. 이상 증상이 백신 때문인지, 기저질환 때문인지, 혹은 면역력 저하가 원인인지 명확하게 밝히기가 어렵다. 젊은층도 마찬가지다. 면역력, 흡연, 음주, 건강기능식품 과량 복용 등 백신 접종 당시의 개개인의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김 약사는 백신의 부작용 인과성 평가기준의 한계를 언급했다. 그는 “WHO UMC 알고리즘을 보완하는 방법은 데이터를 수집해 통계적으로 이상이 발견되면 역학조사를 시행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심증적으로 백신 부작용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려해 보는 정도인데 당장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는 설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여태 제대로 된 백신 이상반응 인과성 연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 국내 현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해외 자료를 리뷰해 활용하는 정도다.


mRNA백신, 부작용 가능성은?


게티이미지코리아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의 이정민 약사는 “mRNA 백신은 기존의 독감 백신과는 달리 예상치 못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상반응 신고를 보면 독감 백신 접종 후에도 보고 되는 발열, 통증, 두통, 근육통, 피로감, 구토·메스꺼움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사례 외에 아나필락시스 쇼크, 길랭-바레증후군과 혈소판감소성혈전증, 심근염·심낭염, 월경장애, 탈모 등이 있다.

백신의 임상기간이 짧다는 건 부작용 모니터링 기간도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약사는 “이상반응은 사람마다 시기가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며 “호전 양상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백신 부작용에 따른 피해 보상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현재 정부가 전문가들로 구성한 예방접종 피해 조사반은 백신 허가과정에서 발견되거나 우리나라보다 먼저 백신을 접종한 국가들이 인과성을 확인한 이상반응을 근거로 인과성 판정을 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 이후 중증의 피해를 보고도 보상과 지원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코로나19 백신은 신규 백신이기 때문에 허가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부작용이나 새로운 조사 근거가 발표되고 있다”며 “신고 자료를 분석해 인과성 인정 범위가 확대되면 기준을 소급 적용해서 기존 신고자들, 또 신고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적절한 지원과 보상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홍영균 의료전문 변호사는 “우리나라 감염병예방법은 감염 예방 조치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손해를 보상해주고 있다”며 “원칙적으로 피해 전부를 보상해줘야 하지만 문제는 손실보상 금액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백신 정책에 공감해 접종했는데 피해자가 백신과 부작용의 인과성까지 밝혀야 하는 현재 상황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피해자의 입증 책임을 완화하거나 전환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현실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는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 국민 백신 접종 권고, 백신 정보제공 부족 등 정부의 백신 접종 정책에 대한 과실 책임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갑질 계약서’ 공개 논란

한편 최근 미국 소비자단체 퍼블릭시티즌이 입수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계약서가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이 단체는 화이자가 전 세계 9개 나라와 맺은 계약서를 전수 분석했다. 계약서에 따라서 상대 국가는 어떤 것이든 발표를 하려면 화이자의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는 이른바 ‘화이자 갑질 계약서’다. 작업을 진행했던 연구원은 자신들 이익은 극대화하고 상대방 국가는 주권까지 침해당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접종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제품이다. 정부는 비밀유지를 들어 계약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 조사에도 우리나라와 화이자의 계약서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화이자뿐 아니라 다른 해외 제약사와 맺은 코로나19 백신 관련 계약도 불리한 조항이 상당수 포함됐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각국이 백신을 선 구매하는 과정에서 백신 제약사들은 계약 내용에 ‘부작용이 발생해도 면책해 달라는 요구’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이 구매 협상 과정에서 부작용 면책을 요구하는 데 대해 불공정한 부분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홍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제조사는 개발 위험의 항변으로 면책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키는데 코로나19 백신 계약서에 이런 내용이 없을 리 없다”며 “이 경우 제조물 책임법에 따라 제조업체에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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