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래가는’ 재활용 리튬이온 배터리 미국서 개발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1-10-25 03:00 수정 2021-10-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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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배터리와 에너지 밀도 비슷
전기차 폐배터리 문제 해소 기대


전기자동차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로 인한 환경오염은 또 다른 골칫거리다. 매립할 경우 폐배터리에서 나온 전해액과 전극에 사용한 중금속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소각할 경우 유해물질을 배출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에서 나오는 폐배터리는 지난해 275개에 머물렀지만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2025년 연간 3만1695개, 2030년 10만7520개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우스터폴리테크닉대 기계공학과 얀 왕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명을 33∼53% 끌어올리고 환경오염 영향을 줄인 재활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줄’을 통해 16일 발표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전해질, 분리막으로 구성된다. 연구팀은 폐배터리를 파쇄한 다음 포장재와 내부의 알루미늄, 구리선, 플라스틱을 각각 분리하고 남은 물질을 용해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런 방식으로 음극 소재로 쓰인 흑연과 탄소, 양극 소재로 쓰인 니켈과 망간, 코발트가 각각 분리된다.

연구팀은 양극 소재에서 추출된 3종의 중금속을 같은 비율로 혼합한 다음 다공성 미세구조를 형성했다. 리튬이온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방전 과정에서 리튬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연구팀은 “재활용해 만든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와 유사한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보이면서 더 긴 수명을 가진다”며 “최대 1만1600번 충전과 방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2015년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스타트업 ‘배터리 리소스’를 설립했다. 2022년에는 1만 t 이상의 폐배터리를 처리하는 공장의 문을 연다.

이번 기술 개발에는 왕 교수팀 외에도 미국 에너지부와 자동차회사 포드로 구성된 미국 배터리 개발 컨소시엄 ‘USABC’, 미국 배터리 회사 ‘에이123 시스템스’ 소속 연구자들도 참여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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