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당을 살려줍서”… 여행하며 동참하는 환경보호 활동

황효진 기자

입력 2021-10-25 03:00 수정 2021-10-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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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공사


제주의 해양쓰레기 수거량은 전국 9개 연안 광역지자체 중 상위권을 차지한다. 이는 지속적인 환경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사장 고은숙)는 관광콘텐츠를 통해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친환경 여행상품 ‘세상에 이런(E-RUN) 트립’을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운영했다.

E-RUN이란 ‘Eco-RUN’의 약자로 제주의 지속 가능 여행, 친환경 여행 기반 조성을 위해 달려간다는 의미다. 건강은 물론이고 환경과 지역 사회까지 생각하는 제주 관광 프로그램이다.

이런 트립은 제주관광공사,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주해양환경단체 플로빙코리아와 협업으로 기획됐다. 이 외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사, 티웨이항공이 참여했으며 이호동 어촌계, 도내 환경캠페인인 푸른컵, 지구별약수터, 지구별가게, 도담스튜디오 등이 함께했다. 제주 환경보호를 위한 민관 협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제로를 외쳐봐’라는 슬로건에 맞춰 제로탄소, 제로플라스틱, 제로일회용품, 제로쓰레기를 목표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제주여행의 첫 관문인 제주공항부터 제주 대표 드라이브 코스인 용담-도두-이호 해안도로까지 약 8.7km를 ‘제로탄소코스’로 설정했다. 이런 트립에서는 이 구간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걷거나 뛰어서 완주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가 약 2kg 감축된다. 코스를 주파하는 동안 친환경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다회용컵 서비스인 푸른컵을 이용해 테이크아웃하기, 지구별약수터로 지정된 상가에 방문해 식수 무료 제공받기 등 미션을 수행한 후 참가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한다. 이는 제로플라스틱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도내 환경캠페인을 참여형 캠페인으로 전환해 참여율을 높이고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8.7km 완주 후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는 프리다이빙을 하며 해양 정화 체험을 한다. 이 체험은 해양 정화를 레저 스포츠화해 일반 참가자에게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쉽게 인지시키고 해양쓰레기 감축을 위한 인식 개선을 목표로 삼았다.

이 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세상에 이런 맛집’ 찾기, 관광지 랜선홍보를 위한 ‘세상에 이런 포토스팟’ 등 참가자에게는 다양한 미션이 주어진다.

모두 3차례 운영된 이런 트립에는 1회차 10명, 2회차 15명, 3회차 20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를 모집할 때마다 200여 명이 신청하며 환경보호에 대한 최근 급증한 관심을 보여줬다.

선정된 참가자는 ‘에코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자신의 SNS 채널을 통해 해양정화 후기 및 제주 환경캠페인 소개, 상권 등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참가자에게는 도내 폐플라스틱 및 페트병을 수거해 새활용한 가방, 모자 등의 기념품이 제공된다.

1회 참가자인 송혜림 씨(35·서울)는 “해변이나 인근에 쓰레기로 문제가 많다고 해 청소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참가하게 됐다”며 “생각보다 바다 곳곳에 쓰레기가 많았는데, 물고기와 쓰레기가 같이 있는 걸 보니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전했다.

관광객뿐만 행사를 기획한 제주관광공사 임직원과 티웨이항공 프리다이빙 동아리 프리다이버스 직원들도 이런 트립에 동참했다. 티웨이항공 프리다이빙 동아리는 매년 제주 해양 정화를 위해 자체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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