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역사 쌍용차, 전기차 기술력으로 살릴것”

이건혁 기자

입력 2021-10-22 03:00 수정 2021-10-22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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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회장


쌍용자동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회장은 21일 인터뷰에서 “쌍용차의 악순환을 끊고 연간 30만∼50만 대를 생산하는 회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 제공

“1954년부터 기술을 쌓아온 쌍용자동차가 파산하거나 청산되는 건 한국 경제에도 아까운 일이다. 쌍용차의 기술, 생산시설을 잘 살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보겠다.”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의 강영권 회장은 21일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강 회장은 경남 함양군 에디슨모터스 공장에 머물며 인수합병(M&A)을 위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느라 분주하다며 “고생길이 열렸다”고 했다.

강 회장은 “쌍용차라는 이름을 생각하면 정말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자동차 기술력을 활용해 쌍용차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본계약까지 갈 길이 멀지만 여러 곳에서 도움을 주고 있는 만큼 잘 마무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 제조사로 이름을 알린 중견기업이다. 함양과 전북 군산시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기준 897억 원, 영업이익은 약 28억 원 수준이다. 컨소시엄에는 에디슨모터스와 함께 ‘강성부펀드’로 알려진 사모펀드 운용사 KCGI, 또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참여했다. 입찰금액은 3000억 원대로 알려져 있다.

강 회장은 1985년 KBS 프로듀서(PD)로 공채 입사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PD를 맡다가 사업을 시작해 방송 외주제작사, 폐기물업체 등을 경영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17년에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하며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강 회장은 쌍용차를 전기차 제조사로 변신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 점유율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전기차 분야 선두 주자”라며 “이미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500km가 넘는 전기버스를 생산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디슨모터스가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배터리팩을 적용하면 2년 내에 단종된 체어맨을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800km가 넘는 차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정밀 실사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 말 M&A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강 회장은 쌍용차 임직원들의 이해와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쌍용차를 연간 30만∼50만 대를 생산하는 회사로 키우려면 능력 있는 임직원을 다 승계해야 한다”면서도 “컨소시엄이 최선을 다하는데도 쌍용차 직원들이 진의를 의심하고 ‘알아서 하겠다’는 입장이라면 인수를 깨끗이 포기할 것”이라고 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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