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기관 지역인재 특채’ 지역별 특정대 1곳에 쏠려

정순구 기자

입력 2021-10-21 03:00 수정 2021-10-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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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이전 18개 기관 채용 분석
경북-전남-제주-전북대 출신이 강세
취업기회 다양화 취지 무색… “누적땐 카르텔 형성될 수도”


지방 혁신도시로 옮긴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특별채용에서 해당 지역의 특정 대학 출신이 대거 선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기회를 고르게 주기 위해 도입된 지역인재 채용제도가 당초 취지와 달리 특정 지방대 출신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한 주요 18개 기관의 지난해 신규 채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대구로 이전한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 채용한 지역 인재 22명 가운데 17명(77.3%)이 경북대 출신이었다. 한국장학재단(대구)과 한국도로공사(경북 김천)의 지역 인재 가운데 경북대 비중도 각각 70%와 47.7%였다. 전남 나주로 본사를 이전한 한국농어촌공사는 지역 인재 전형에 합격한 19명 중 13명(68.4%)을 전남대 출신으로 뽑았다. 나주로 옮긴 한국전력공사도 146명 중 81명(55.5%)을 전남대 출신으로 채용했다. 제주 서귀포시로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지역 인재 전형에서 합격한 9명은 전원이 제주대 출신이었다. 전북 전주로 이전한 국민연금공단도 지역 인재로 채용한 57명 중 45명(79%)이 전북대 출신이었다. 경남 진주로 옮긴 한국토지주택공사는 39명의 지역 인재 채용 인원 중 경상국립대 출신을 25명(64.1%) 선발했다.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이전 지역에 소재한 대학 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을 특정 비율 이상으로 선발해야 한다.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난해 지역 인재 채용 목표치는 24%였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모든 채용은 출신 대학을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필기 및 면접을 진행한다”며 “쏠림현상을 막으려면 대학별 채용 비율을 따로 둬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역설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이 불가능해진다”고 했다. 김 의원은 “현 추세가 5년, 10년 누적되면 특정 대학 출신의 카르텔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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