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동차, 韓배터리 손잡고… 日도요타는 美에 배터리 공장 짓는다

서형석 기자 , 곽도영 기자 ,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10-20 03:00 수정 2021-10-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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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2030년까지 4조원 투자, 전기-수소차 최대 180만대 팔것”
美 3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 LG엔솔 삼성SDI 등과 합작사 추진
포드-SK온 합작법인도 본궤도, 배터리 3사 모두 美에 생산거점


미국 전기차 시장을 잡기 위한 세계 완성차 기업들 간의 각축전이 거세지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판매 목표치를 제시하고 엄격한 연료소비효율 규제에 나서면서다.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한국 배터리 업체들과 잇달아 손을 잡는 가운데 일본 도요타가 미국에 자체적으로 배터리 설비를 짓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도요타자동차는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해 2030년까지 3800억 엔(약 4조 원)을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도요타가 배터리 공급망 확보 및 연구개발(R&D)에 1조5000억 엔을 투자하겠다고 9월 공개한 계획 중 미국 투자 몫이다.

도요타의 북미법인 TMNA와 도요타통상이 합작해 미국에 배터리 생산법인을 설립한다. 2025년 하이브리드차(HEV) 배터리부터 전기차 배터리까지 생산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수십 년간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면서 하이브리드차 배터리를 생산, 조달한 경험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도요타는 새 법인의 설립과 공장 가동에만 2031년까지 1430억 엔을 투자하고 1750명을 고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요타는 현재 미국 내 판매 차량 중 25%인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배터리 탑재 차량 비율을 2030년 7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30년 순수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판매 목표를 150만∼180만 대로 제시했다. 오가와 데쓰오 TMNA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로 미국 내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의 전기차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자동차 업체들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과의 전략적 협력에 적극적이다. 미국 내 3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가 LG에너지솔루션과 연간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북미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한 데 이어 삼성SDI도 최근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생산 능력 기준 10∼20GWh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포드와 SK온(옛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의 13조 원 상당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LG, 삼성, SK 등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현지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 형태로 미국에 생산 거점을 두게 됐다.

미국에 대규모 배터리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기업들의 행보는 안정적인 배터리 확보가 전기차 점유율 확대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0년부터 파나소닉과의 협력으로 배터리 기술 확보에 나선 테슬라 등과 달리 내연기관차 중심의 기존 업체들은 짧은 시간에 비교적 손쉽게 수준 높은 배터리 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필요성도 커졌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전기차 정책은 배터리부터 전기차 생산의 모든 산업기반을 완전히 구축하겠다는 것”이라며 “미 정부와 산업계가 모든 역량을 결집해 배터리, 전기차 기술의 우위를 반드시 확보하려 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분석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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