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광화문 원팀’ 뭉쳤다… 지역상권 살리기로 ESG 실천

장재웅 기자

입력 2021-10-20 03:00:00 수정 2021-10-20 03: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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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ESG 경영추진실 아이디어로… 16개 정부-기업-비영리단체 등
기존 자체 사업과 겹치지 않게, 협업이 더 효과적인 프로젝트 추진
광화문 상권 돕는 ‘사랑의 밀키트’, 판매하자 금세 완판… 뜨거운 반응
임직원 ‘참여형 모델’ 제시 평가 받아… 여의도-세종서도 ‘원팀’ 구성 움직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 광화문 빌딩에 모인 ‘광화문 원팀’ 실무자들이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밀키트, 꽃 등을 살펴보고 있다. 광화문 원팀은 ESG 가치 실천에 관심이 많은 광화문 일대 기업, 정부기관, 비영리 단체 등으로 구성돼 있다. KT 제공

‘광화문 원팀.’ 서울 광화문 일대에 사무실이 있는 16개 기업, 정부기관 및 비영리단체들이 모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올 5월 출범한 협업 프로젝트의 이름이다. 개별 기업이나 기관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 문제나 환경 이슈를 이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그동안의 ESG 활동이 거시적이고 공급자 중심의 시각에서 기획되고 수행됐다면 광화문 원팀은 임직원 모두가 쉽게 뜻을 함께할 수 있는 ‘참여형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ESG 고민하던 담당자들 기꺼이 동참
광화문 원팀은 올 3월 KT ESG 경영추진실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지속가능경영단에서 ESG 경영추진실로 이름을 바꾼 이 조직의 구성원들은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광화문 일대 상인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지역상권을 도울 수 있는 방법으로 광화문 원팀이란 개념을 생각해냈다.

하지만 밑그림을 그리고 인근 기업 및 기관의 사회공헌 담당자들을 만날 때만 해도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안 그래도 얼마 되지 않는 인원으로 고군분투하는 각 기업 내 사회공헌 담당자들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할지 모를 프로젝트에 기꺼이 참여할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올 들어 사회적으로 ESG 열풍이 불면서 이들 역시 각 조직 내에서 실천할 만한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무역보험공사, 라이나생명, 세종문화회관, 법무법인 태평양, 매일유업, 한국의학연구소(KMI),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서울YMCA, 서울시, 종로경찰서, 종로구, 행정안전부 등 14개 기업 및 기관이 호응했고 이후 법무법인 세종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새롭게 가입하면서 회원사는 16개로 늘었다.

○ 한정된 자원 합쳐 ‘컬렉티브 임팩트’ 추구
두 달여간의 준비를 거쳐 출범한 광화문 원팀은 그 과정에서부터 실무자들끼리 자주 만나 어떤 활동을 추진할지 치열하게 논의한 끝에 방향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회원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ESG 활동이 있었기 때문에 기업별 활동과 광화문 원팀과의 공동 활동을 구분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예산 및 자원을 어떻게 나눠서 부담할지도 과제였다.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결국 하나의 원칙을 정한 뒤 이 원칙에 부합하는 활동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원칙이란 ‘함께해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일례로 광화문 원팀이 진행한 ‘사랑의 밀키트’는 KT의 정보기술(IT) 덕에 성공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다. 사랑의 밀키트는 광화문 일대 식당 중 참여 의사를 밝힌 24곳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광화문 원팀 소속 기업 임직원들이 오전 중 식당에 밀키트를 주문해 놓고, 퇴근 시간에 맞춰 찾을 수 있게 기획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KT는 ‘나눠정’이라는 밀키트 주문 앱을 개발함으로써 참여 기업 직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광화문 원팀은 각 회원 기업 직원들이 1만 원짜리 밀키트 구매 비용의 절반인 5000원만 부담하고, 나머지를 회사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구성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하면서 참여율을 높였다. 실제 밀키트의 인기는 뜨거운 편이다. 일부 인기 식당의 경우 오전 10시에 주문 페이지가 열리자마자 준비한 수량이 모두 팔려 매진 사태를 빚기도 했다. KT는 나눠정 앱에 이용자 리뷰도 올릴 수 있게 했는데,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식당들이 메뉴 개선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왔다. 조현민 라이나전성기재단 과장은 “라이나생명은 여성 직원 비율이 70%에 달하는데 가족들과 함께할 저녁식사 거리로 밀키트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나눠정 앱을 통해 식당 사장님들과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좋은 품질의 요리를 믿고 살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이 많다”고 전했다. 사랑의 밀키트 이후 차기 프로젝트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예컨대 KMI는 광화문 원팀 임직원들이 헌혈을 하면 무료로 코로나 항체 검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광화문 원팀 프로젝트 매니저로 활동하는 김소영 KT ESG경영추진실 차장은 “개별 기업이나 기관의 영향력은 한정돼 있지만 여럿이 모이면 ‘컬렉티브 임팩트’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몸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 ESG 활동 우수 사례로 지자체 확산
광화문 원팀 모델은 각 회원사가 자신들의 사업적 강점을 활용해 시너지를 만들며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점에서 ESG 중 S(사회) 분야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광화문 원팀이 지역사회와의 상생 ESG 모델로 우수성을 인정받으면서 유사한 모델인 ‘여의도 원팀’ ‘세종시 원팀’ 등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 차장은 “향후 나눠정 플랫폼을 통해 밀키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품목을 거래할 수 있도록 종류를 확대하는 한편 다회용 컵 대여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과 연계해 회원사 모두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줄일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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