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가격 10년래 최고…애그플레이션 우려 물가 상승 부채질하나

뉴시스

입력 2021-10-19 17:53 수정 2021-10-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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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충격이 여전한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망 차질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세계식량가격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식량가격이 물가상승을 유발하는 ‘애그플레이션’ 그림자까지 국내 시장에 엄습하고 있다.

19일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9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0.0포인트(p)로 전월(128.5p)보다 1.2% 상승했다. 이는 2011년 9월(130.4p)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오름세를 보이다가 지난 6월 13개월 만에 하락하더니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반등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곡물은 지난 8월보다 2.0% 상승한 132.5p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7.3% 올랐다. 유지류는 168.6p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60%나 껑충 뛰었고, 유제품은 117.9p로 15.2% 상승했다.

이처럼 국제 농산품 가격 급등세가 국내 가공식품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등 연쇄작용을 일으키며 물가 상승세를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 곡물가격은 국내 물가에 3~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이미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해와 올해 초를 거치며 상승한 곡물가격이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은 식량자급률이 50%(45.8%·2019년 기준)를 밑돈다. 사료를 포함한 곡물 자급률은 20%(21.0%)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먹거리 해외 의존도가 높아 국제 식량 가격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하다.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운송료 등 물류비가 늘고, 생산 단가도 높아지면서 가격 오름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미 오뚜기, 팔도, 농심, 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업체는 제조 원가 상승을 이유로 지난 8월을 기점으로 라면값을 일제히 올렸다. 지난달 원유가 인상 방침에 따라 관련 유제품도 줄줄이 인상을 앞두고 있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국내 사료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축산농가의 생산비용을 압박한다. 육류와 낙농품 소비자가격 인상과 직결된다.

이 같은 영향으로 10월 국내 소비자물가는 3%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란 불안한 전망이 나온다.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연속 2%대 상승세에 더욱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FAO는 2021~2022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이 사상 최대인 28억t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같은 기간 세계 곡물 소비량은 28억1140만t으로 생산량을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생산량보다 소비량이 늘어난 탓에 재고량이 줄어 전반적인 가격 상승세는 한 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지금의 국제 식량 가격 상승세가 지난 2008년 국제 재고량 바닥으로 곡물 가격이 폭등해 애그플레이션 위기가 있었던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4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해상운임이 상승하고 환율이 올라 전 분기 대비 상승할 전망”이라면서도 “국제적인 생산량 상향 조정으로 공급이 늘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어 애그플레이션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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