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관광지 10곳 중 7곳 노후화 우려…재생정책 마련해야

황재성기자

입력 2021-10-18 11:11 수정 2021-10-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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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망상해수욕장관광지.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국내 관광 수요가 늘고 있지만 국내 관광지 10곳 가운데 7곳은 지정된 지 20년이 넘어 노후화가 우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 소요산관광지, 강원의 망상해수욕장관광지 등 17곳은 관광지로서의 기능 쇠퇴가 상당 수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제조업 등 기존 산업 부진으로 지역의 성잠 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관광업 육성을 위해 도시재생과 같은 관광지 재생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발행한 논문집 ‘국토연구-제10권’에 이런 내용의 논문 ‘전국 관광지 쇠퇴진단지표 설정과 적용연구’를 수록했다.


● 국내 관광지 70%가 쇠퇴 우려
논문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전국에 관광지로 지정된 곳은 모두 228개소였다. 이 가운데 69.8%가 지정된 지 20년이 경과된 곳들로, 물리적이고 기능적인 노후화가 우려됐다. 이런 관광지는 방문객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고, 관광지 주변지역 상권도 동반 침체하고 있었다.

특히 기반조성공사 등이 완료돼 가동 중이면서 방문객수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관광지 171개소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85곳은 최근 5년 간 관광객이 최대 60% 이상 줄어들며 쇠퇴징후가 뚜렷했다.

관광객 감소율을 토대로 쇠퇴수준을 분석한 결과, 감소율이 -10%를 넘어서면서 쇠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심화단계’ 관광지가 39개소(45.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초기 단계’(감소율·-5% 이하~0%)가 27곳, ‘진행단계’(-10% 이상~-5% 미만)가 19개소였다.

쇠퇴 심화단계인 39곳이 위치한 지자체 가운데 관광여건과 지역여건이 모두 악화되고 있는 시군구에 위치한 관광지는 모두 17곳이었다.

△경기의 소요산관광지 △강원의 화암관광지, 망상해수욕장관광지, 무릉계곡관광지 △충북의 천동관광지 △전북의 응포관광지, 금마관광지, 왕국보석관광지 △전남의 사포관광지, 마한문화관광지, 성기동관광지, 우수영관광지, 땅끝관광지, 한국차소리문화공원관광지 △경북의 장사해수욕장관광지 △경남의 벽계관광지, 부곡온천관광지 등이다.


● 관광지 재생정책 마련 필요
이런 관광지 쇠퇴는 해당 지차제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관리 부실로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까지 초래하는 등 적잖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또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확산과 코로나19 등으로 크게 늘고 있는 국내 관광 수요에 대응할 역량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구감소와 경기침체 등으로 지역의 어려움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관광이 지역 활성화의 핵심수단이 돼 왔다는 점도 관광지 쇠퇴를 무시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관광지 재생사업은 법적 근거 없이 간헐적인 정책사업의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또 시설개선이나 기능회복의 관점에서 사업을 기획해 왔지만, 대부분 임시적인데다 다른 사업의 세부사업 형태로 진행돼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관광 트렌드 변화와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관광 수요 증가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에 분포해 있는 관광지의 매력회복과 주변지역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관광지 재생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연구원은 “관광지를 매력적인 장소로 회생시킴으로써 사람들을 유인하고, 이것이 지역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정책적인 관심이 요구된다”며 “도시재생이나 산업단지 재생에 못지않게 관광지 쇠퇴에 관한 이해와 이를 토대로 하는 재생정책을 마련할 때”라고 강조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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