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글이’ 플리스, ‘친환경’ 입고 돌아왔다

박성진 기자

입력 2021-10-18 03:00 수정 2021-10-18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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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온성 높지만 둔해 보이는게 단점”
직모 사용 ‘포그니 플리스’로 해결
1~7일 플리스 의류 판매량 39% 늘어
페트병 재활용한 ‘친환경’ 제품도


올해 아웃도어 업계는 플리스 다양화를 앞세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소재와 색감, 형태에 변화를 준 플리스가 대세다. 블랙야크 ‘시트 다운 플리스’, 나우 ‘포그니 플리스’, 아이더 ‘에시앙 인피니움 플리스 재킷’(왼쪽 사진부터 시계 방향). 각 사 제공

갑작스레 체감 기온이 영하권까지 떨어지며 부쩍 쌀쌀해졌다. ‘플리스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뜻이다. 일명 ‘뽀글이’로 불리는 플리스는 최근 몇 년간 찬 바람이 불면 필수로 구비해야 하는 ‘기본템’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올해는 소재, 색감, 형태에 한층 다양한 변화를 준 플리스가 인기다. 캠핑, 등산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늘면서 플리스도 이들의 취향과 개성, 친환경 등 가치에 부합하기 위해 진화했기 때문이다.

먼저 소재가 다양해졌다. 플리스는 높은 보온성에 비해 관리가 어려운 양모의 단점을 해결한 폴리에스터 계열 직물 소재로 만들어진 외투다.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뛰어나 누구나 이맘때면 옷장에 하나씩 구비하는 ‘국민 외투’로 등극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플리스 특유의 부풀어오른 소재가 자칫 둔해 보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기피해 왔다.

올해 아웃도어 업계는 이런 단점을 새로운 소재로 해결했다. 미국 포틀랜드에서 시작된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는 기존 플리스 제품에서 흔히 보던 동그란 모양의 뽀글이 소재 대신 부드러운 직모를 사용한 ‘포그니 플리스’를 최근 출시했다. 촘촘한 직모 소재는 촉감이 좋고 직물 사이사이 비워진 공간을 채울 수 있어 입었을 때 더욱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다양한 디자인과 화려한 색감도 올해 플리스의 특징이다. 블랙야크는 올해 한 가지 플리스로 두 가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시트 다운 플리스’ 시리즈 중 양면으로 입을 수 있는 남녀 공용 리버시블(reversible) 후드 재킷이 대표적이다. 아이더는 라이트 민트, 라이트 핑크, 바닐라, 옐로, 크림 등 5가지 파스텔 색상 등으로 구성된 ‘에시앙 인피니움 플리스 재킷’을 출시했다. 다채로운 색감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친환경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해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단으로 만든 플리스 제품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단으로 만든 ‘K-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내놨다. 노스페이스는 2019년 친환경 플리스를 처음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플리스 한 품목만으로 3000만 개가 넘는 페트병을 재활용했다. 블랙야크 역시 시트 다운 플리스 시리즈에 국내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에코 플리스 소재를 적용했다. K2는 글로벌 자연보전 기관인 세계자연기금(WWF)과 협업해 버려진 페트병에서 추출한 소재를 적용한 ‘WWF 비숑 플레어 재킷’을 선보였다.

플리스 인기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G마켓에 따르면 이달 1∼7일 플리스 의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 패션 업계는 차세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의 ‘가치 소비’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편안함과 개성, 친환경 등을 추구하는 플리스가 당분간 유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천편일률적인 스타일을 벗어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진화된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플리스의 인기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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