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석의 실전투자]내 집 천장에서 물이 ‘뚝뚝’… 누구 책임?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입력 2021-10-15 03:00:00 수정 2021-10-15 03: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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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윗집 책임으로 단정 못해
정확한 누수 지점 찾는게 급선무
윗집 책임으로 확인된다면
해당 소유자에 수리-배상 청구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직장인 L 씨는 지난해 결혼 14년 만에 대출을 끼고 힘들게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준공된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라 화장실을 비롯해 주방과 마루까지 모두 수리하고 입주했다. 그런데 최근 문제가 생겼다. 비가 오면 화장실 천장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다. 윗집에 올라가 화장실 누수 사실을 알리고 수리해 달라고 했더니 윗집 주민은 자신은 세입자니 집주인에게 얘기하라고 했다. 지인은 이전 집주인에게 하자담보 책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누수로 인한 피해를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민법에 따르면 소유자는 자신의 소유권이 침해당하거나 침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그 침해자에 대하여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자신의 소유권이 침해받는 상태를 제거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자신의 소유권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해서도 그 예방이나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

예컨대 화장실 천장이 위층 전유 부분에서 새는 물로 인하여 피해를 보고 있으나 윗집 주인이 누수에 대한 보수공사를 거부할 경우 소유권에 기한 방해제거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는 누수로 인해 윗집과 아랫집이 다투는 사례가 종종 생긴다. 이 같은 집합건물 누수 현상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손해를 끼친 사람이 수리해줘야 한다.

구조물(공작물·工作物)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구조물 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세입자의 잘못이나 부주의로 인한 누수가 아니라면 집주인이 배상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모든 누수의 원인이 윗집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복잡한 배관의 특성을 고려하면 바로 윗집이 아닌 그 옆집이나 공용 부분에서 물이 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누수 원인이 된 배관 위치에 따라 수리와 손해배상의 주체도 달라진다. 가구 내의 배관처럼 전유(專有) 부분에서 하자가 생긴 경우 손해배상 책임은 집주인에게 있다. 하지만 계단, 복도, 급수 배관가스 배관, 외벽 등 공용(共用)에 대한 하자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단의 책임으로 본다.

모든 공동주택의 누수를 윗집의 책임으로 볼 순 없다. 따라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거쳐 누수가 발생하고 있는 지점을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다. 만약 윗집 화장실 배관인 전유 부분에서 누수가 발생했다면 그 집 소유자에게 수리와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된다. 하지만 윗집 화장실 외벽을 통해 빗물이 스며들어 누수가 발생한 경우라면 공용 부분의 하자로 아파트 관리단에 누수에 관한 수리를 요청해야 한다.

참고로 매수한 아파트에 하자가 있다면 매수인은 매도자에게 담보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런데 하자담보 책임이 결정되는 기준 시점은 매매 계약이 성립하는 때로 본다. 즉, 담보 책임은 매매 계약 전에 발생한 하자에 대해서만 책임을 물을 수 있고, 매매 계약 이후 생긴 하자에 관해서는 담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윗집의 누수로 인한 하자인 경우에는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인 방해의 제거를 청구하는 것이 합당한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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