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배달하고 밀키트 시장 공략… 영토 확장하는 식품기업

사지원 기자

입력 2021-10-14 03:00 수정 2021-10-14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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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소비혁명, 뉴커머스가 온다]〈18〉SPC 그룹
디저트-아이스크림 등 배달… 그룹사 4400여개 매장서 가능
‘식물성 달걀’-밀키트 업체 등… 푸드테크 기업과 협업도 활발
계열사 디지털 전환도 가속도


파리바게뜨의 자체 배달 서비스인 ‘파바 딜리버리’. 점포별로 생산한 지 한 시간 이내의 빵 정보를 보고 집으로 주문할 수 있다. SPC그룹 제공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융합을 특징으로 하는 ‘뉴커머스(New commerce)’ 시기, 식품 기업들이 기존 틀을 벗어나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짜장면이나 피자 같은 기존의 배달음식 외에 다양한 디저트를 배달할 수 있도록 딜리버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SPC그룹이 대표적이다. 식물성 달걀이나 밀키트 등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 빵 배달 점포 2800개로 확대

SPC그룹의 대표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자체 배달서비스 ‘파바 딜리버리’를 확대하고 있다. 빵도 배달해 먹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셈이다. 2018년 9월 도입 당시 1100여 개였던 서비스 가능 점포 수는 현재 2800여 개로 늘었다. 취급 제품도 200여 종에서 520여 종으로 증가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월평균 딜리버리 매출이 서비스 시작 초기와 비교해 15배 이상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4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매장별 빵이 나오는 시간을 알려주는 ‘갓 구운 빵’ 서비스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생산한 지 1시간 이내의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주문할 수 있게 됐다.

SPC그룹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6년 2월 서울 일부 지역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는 1600여 개 점포에서 시행 중이다. 이 밖에 쉐이크쉑과 에그슬럿 등 SPC의 외식 브랜드도 딜리버리 서비스를 운영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집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식품 기업들이 기존에 하지 않던 배달 서비스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디저트 배달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미래 시장도 적극 공략


SPC그룹은 다양한 푸드테크 기업과 협업하면서 미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선 SPC그룹의 종합 식품 계열사 SPC삼립은 지난해 3월 식물성 달걀로 유명한 미국의 푸드테크 기업 저스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파리바게뜨는 지난달부터 녹두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달걀 ‘저스트 에그’를 활용한 머핀 샌드위치를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SPC삼립은 밀키트 제조 전문기업인 ‘푸드어셈블’과도 협업해 차별화된 전용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서구에서는 환경문제 때문에 일찍이 주목받던 대체 단백질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전 사업에 디지털 역량을 접목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에도 힘쓰고 있다. 올 1월 통합 마케팅 솔루션 전문 계열사 ‘섹타나인’을 출범한 게 대표적인 예다. 섹타나인은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인 SPC네트웍스와 회원 2200만 명을 보유한 해피포인트 같은 마케팅 플랫폼 사업을 펼쳐온 SPC클라우드 등을 합병해 만든 회사다. 기존에 분산되어 있던 조직 및 기능을 통합하면서 보다 규모가 큰 법인의 형태를 갖췄다. SPC는 플랫폼 비즈니스 기술력과 마케팅 역량 등을 결집시켜 업계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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