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카, 국내 중고차 업체 첫 코스피 상장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1-10-12 18:36 수정 2021-10-1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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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고차 매매 플랫폼 1위 업체 케이카가 오는 13일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케이카는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8.7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조단위 하반기 대어로 주목받았음을 감안했을 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다. 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주식시장에서 다수 진행됐던 IPO로 인해 개인 투자자의 참여도가 낮아진 점과 최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주식시장의 침체된 분위기를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즉 케이카 자체 펀더멘털보다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앞서 코스피에 상장한 렌터카 1위 기업 롯데렌탈의 상장 후 부진했던 주가 흐름이 케이카의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투자자들이 자동차를 소재로 삼는 두 회사를 유사업종으로 간주하면서 케이카 또한 롯데렌탈의 길을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상을 살펴보면 우선 렌탈업과 매매업은 사업구조 자체가 다르다. 자동차 렌탈업은 자동차를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경쟁력이다. 이에 차량 구매를 위한 대규모 자본 지출이 필수적이다. 반면 케이카와 같은 중고차 매매업은 차량을 매입했다가 다시 파는 것이 기본적인 흐름이기 때문에 비교적 큰 자금을 들이지 않고도 높은 성장이 가능하다. 유통 플랫폼과 같은 사업 구조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케이카와 롯데렌탈의 자기자본이익률(ROE)와 총자산이익률(ROA)를 살펴보면 케이카는 14.1과 7.1, 롯데렌탈은 3.7과 0.4를 기록했다. ROE는 투입 자본 대비 수익창출 역량을 나타내고, ROA는 보유 자산 대비 수익창출 역량을 나타내는 것으로 양사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또한 케이카는 롯데렌탈 대비 자산은 10% 수준, 자본은 1/3 수준에 불과하지만 매출액과 순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양사가 전혀 다른 업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매출 채널 비중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케이카는 전체 매출 중 약 90%가 B2C로 구성돼 있다. 전체 매출 중 중고차 판매 비중은 97.5%이며 이 중 91.9%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B2C 비중이다. 반면 롯데렌탈의 경우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 절반 이상이 B2B 채널을 통해 이뤄졌다. 전체 사업 중 차량 렌트 사업 비중은 65.3%로, 이 중 B2B 비중은 49.1%에 달한다. 약 25%의 매출을 차지하는 중고차 판매의 경우 렌트 차량 자산 매각을 목적으로 경매장을 통해 B2B로 판매한다.

케이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9106억 원, 영업이익 385억 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케이카는 미국 시장에서 ‘중고차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카바나’를 비교기업으로 내세우며 한국의 카바나를 표방하고 있다. 100% 직영 인증 중고차와 합리적인 가격 정책, 3일 책임 환불제, 전국 1일 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와 위탁 보증 서비스, 중고차 시세 서비스 등 여러 영역에서 추가 성장의 기회도 모색해왔다.

케이카가 코스피에 입성한다면 국내 중고차 업체 중 첫 상장사가 된다.

중고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생산과 판매가 급감했지만, 중고차 시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반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온라인 거래 규모는 2015년 4000대에서 지난해 4만여 대로 연평균 59% 성장했다. 2025년까지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46%에 이른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케이카는 직접 매입한 중고차를 자사 사이트와 모바일 앱에 등록된 가격으로 판매해 허위 매물이 없고, 이커머스 매출 중심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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