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연 0.75% 동결한 한은, 내달 0.25%P 인상할 듯
박희창 기자
입력 2021-10-12 14:05 수정 2021-10-12 14:12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1.10.12/뉴스1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공급망 쇼크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데다 중국 헝다(恒大)그룹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겹친 만큼 일단 동결 이후 영향을 더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물가 상승세 등을 감안해 다음 달에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12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성장과 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8월 26일 한은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50%에서 0.25%포인트 인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속되고 있지만 가계부채 급증과 집값 상승 등 금융 불균형을 그대로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인상에도 지금의 금리 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연내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금통위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해 당분간 2%대 중반 수준을 나타내다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올해 4% 경제성장률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가 백신 접종 및 그에 따른 경제활동 확대,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으로 점차 개선되면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월에 전망한 대로 4%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 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글로벌 인플레이션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는 11월 25일 한 번 밖에 남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한은이 다음 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 데다 가계부채 급증을 비롯한 금융 불균형 누적 문제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은 지난달 29일 한 세미나에서 “8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현재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추가 인상 의견을 내비쳤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0.5~0.75%포인트로 유지됐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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