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조절 스스로… ‘인공지능 췌장’ 나온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10-13 03:00 수정 2021-10-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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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2018년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11.9%에 해당하는 320만 명이 당뇨병 환자다. 당뇨병 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는 유병률 26.9%로, 인구수로는 948만명에 이른다. 당뇨병이 ‘21세기 국민병’으로 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전히 많은 당뇨병 환자들은 손끝에 바늘을 찔러 혈당을 체크하고, 또 인슐린을 배 속에다 찔러 혈액 속에 높아진 혈당을 조절한다. 그런데 아주 작은 의료기기를 몸속에 부착해 자동으로 혈당을 체크한 뒤 또 자동으로 인슐린을 주입하는 인공췌장이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이러한 인공췌장 시스템을 개발한 큐어스트림의 박성민 대표(사진)를 만났다. 큐어스트림은 최근 ‘제4회 라이나, 50+어워즈 창의혁신상’ 부분을 수상한 기업이다.


큐어스트림의 박성민 대표가 웨어러블형 인슐린 펌프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들고 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큐어스트림 제공
―인공지능을 접목한 인공 췌장은 어떤 제품인가.


“당뇨병 환자는 우리 몸에 혈당을 조절하는 췌장이 정상 기능을 못 하거나 인슐린 분비를 전혀 못 한다. 최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는 기기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인공췌장은 말 그대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한 인공적인 솔루션들을 통해 사람의 췌장 역할을 대신해 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즉 분 단위로 자동 혈당을 체크한 뒤 자동 인슐린 펌프를 통해 넣어준다.”


―타사의 인공췌장과는 어떻게 다른가.

“지금까지 개발된 인공췌장 시스템은 수학 방정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혈당량이라든가 아니면 내가 잠시 뒤에 먹게 될 식사의 계획 등을 입력하는 방식이다. 직접 입력하므로 불편함이 있고 가격도 비싸다. 우린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접근한다.

즉 자동으로 연속 혈당계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서 자동으로 인슐린 양을 계산한다. 가볍고 편리하며 저렴한 웨어러블형 인슐린 펌프도 함께 개발을 하고 있다. 환자들이 사용할 때 편리함과 계산을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율성 등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제품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저희 주변에 당뇨병 환자들이 너무 많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들은 본인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인지율과 치료율이 다른 질환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런데 혈당을 제대로 조절하는 환자는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 혈당 조절이 어려운 것은 수동으로 하기 때문이다. 현재 인슐린 치료에 활용되는 기기들의 한계다. 그래서 저희는 좀 더 공학적인 솔루션을 통해서 인공지능 방법으로 완전히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개발한다면 이러한 수동성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조절률을 높인다면 당뇨병 합병증으로 고생하거나 사망하는 환자들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제품은 어느 단계까지 왔고, 향후 계획은….


“올 하반기(7∼12월)에 제품을 개발해서 내년 하반기에는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3년에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래 저희 회사의 목표가 많은 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기기를 만들어 우리나라가 좀 더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기여하는 것이다. 앞으로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고혈압 등 다양한 만성질환 환자들을 위해 인공지능이 들어간 제품도 만들 계획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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