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 ‘슈퍼 먼데이’… 임성재-고진영, 美무대 첫 동반 우승

김정훈 기자

입력 2021-10-12 03:00 수정 2021-10-1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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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슈라이너스오픈 정상 등극… 3R까지 선두에 3타 뒤지다 대역전
韓선수 PGA 통산 20승 달성… “한국 사람으로서 뿌듯하다”
고진영, 파운더스컵 타이틀 방어… 14개 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타이
韓선수 다섯번째 LPGA 10승 고지… “같이 밥먹자 했는데 같은 날 우승”





한국 골프, PGA-LPGA 첫 동시 제패
《한국 골프, PGA-LPGA 첫 동시 제패 임성재(23·왼쪽 사진)와 고진영(26)이 사상 최초로 미국프로골프 남녀 대회를 같은 날 제패했다. 여자골프 세계 랭킹 2위 고진영은 11일(한국 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로 우승했다. 4시간 뒤 임성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최종 합계 24언더파 260타로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들이 한국 날짜 기준으로 같은 날 PGA와 LPGA투어 대회를 동시에 제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골프 ‘슈퍼 먼데이’… 임성재-고진영, 美무대 첫 동반 우승

“한국 남녀 선수가 미국에서 동반 우승한 경우가 드문 걸로 알고 있다. (고)진영이 누나 정말 축하드린다. 한국 사람으로서 뿌듯하다.”(임성재·23)

“미국에서 대회를 잘 마무리하고 한국에 가게 되면 같이 밥 먹자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같은 날 함께 우승을 해 더없이 기쁜 소식이라 생각한다. 성재에게 정말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고진영·26)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는 두 선수가 마치 정다운 남매처럼 보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같은 날 제패한 임성재와 고진영이다.

지금까지 같은 주말에 한국 선수들이 PGA투어와 LPGA투어에서 동반 우승한 사례는 앞서 세 번 있었지만 같은 날 우승한 적은 없었다. 2020 도쿄 올림픽에 한국 골프 대표로 출전한 임성재와 고진영은 미국 무대에서 한국의 남녀 에이스로 이름을 날린 끝에 동반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 “100번째 대회서 두 번째 우승”

임성재가 1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서멀린TPC(파71)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최종합계 24언더파 260타로 통산 2승을 달성한 뒤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위쪽 사진). 이에 앞서 고진영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최종 라운드에서 18언더파 266타로 우승을 한 뒤 관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두 선수는 같은 날 미국 골프 무대 동반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만들어냈다. 라스베이거스·웨스트콜드웰=AP 뉴시스
임성재는 1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서멀린TPC(파71)에서 열린 PGA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낚는 맹타를 휘둘렀다. 최종 합계 24언더파 260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2위 매슈 울프(미국)를 4타 차로 따돌렸다.

임성재보다 4시간가량 앞서 고진영도 이날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콜드웰에서 열린 마운틴리지CC(파71)에서 열린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를 적어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로 2위 카롤리네 마손(독일)을 4타 차로 눌렀다.

임성재는 지난해 3월 PGA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투어 첫 우승 뒤 1년 7개월 만의 두 번째 우승이다. 전날까지 선두에게 3타 뒤진 6위였지만 매서운 뒷심을 발휘해 대역전승을 거뒀다. 9번홀부터 5연속 버디가 압권이었다. 이날 임성재의 그린 적중률은 94.4%.

우승상금 126만 달러(약 15억 원)를 받은 임성재는 시즌 상금 2위(130만2788달러), 페덱스컵 포인트 2위로 올라섰다. 세계랭킹도 기존 29위에서 8계단 상승한 21위로 점프했다. 임성재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의 PGA투어 통산 합작 승수는 20승이 됐다. 임성재는 “모든 홀에서 핀을 보고 샷을 할 수 있었다”며 “첫 승은 50번째 대회에서 나왔고 두 번째 우승은 100번째 대회에서 나온 걸 보면 하늘이 많이 도와준 것 같다. 세 번째 우승은 150번째 대회보다 좀 더 빨리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14일부터 라스베이거스의 더서밋클럽에서 소속사인 CJ 주최로 개막하는 PGA투어 더CJ컵에 출전해 2주 연속 우승을 노린다.

○ “부산서 소렌스탐 기록 경신”

고진영은 ‘와이어 투 와이어(모든 라운드에서 1위를 하는 것)’ 우승으로 올 시즌 3승을 달성하며 45만 달러(약 5억3000만 원)를 챙겼다. 누적 상금 725만7239달러가 되며 LPGA투어 역사상 40번째로 누적 상금 700만 달러를 넘겼다.

생애 처음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고진영은 박세리(25승·2001년), 신지애(11승·2012년), 박인비(21승·2014년), 김세영(12승·2020년)에 이어 다섯 번째로 LPGA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4라운드 16번홀까지 버디만 6개 적어내다가 17번홀에서 유일한 보기를 기록한 고진영은 “보기 없는 라운드를 하는 것이 오늘의 목표였는데 보기 하나쯤은 해야 사람 냄새가 나지 않나 싶다”며 웃었다.

고진영은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5년에 세운 최다 기록과 타이기록을 세웠다. 12일 귀국 후 휴식하다 21일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개막하는 LPGA투어 BMW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그는 “빨리 돌아가서 맛있는 거 먹고 대박이(반려견)도 보고 싶다. 내게 영감을 준 소렌스탐의 기록을 부산에서 깨는 데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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