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도 접었다 편다…자율주행용 ‘폴더블 핸들’ 개발

신동진 기자

입력 2021-10-11 14:05 수정 2021-10-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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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운전대.

현대모비스가 운전석 대시보드 안으로 접어 넣었다 펴는 ‘폴더블 운전대’를 개발했다.

현대모비스는 운전대를 앞뒤로 최대 25cm까지 이동 가능한 ‘폴더블 조향 시스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운전석에 툭 튀어나와 자리를 차지하던 핸들을 자율주행 모드에서 사라지게 했다가 운전할 때 다시 뽑아 쓰는 기술이다. 2년여 간의 연구로 이번 신기술 개발에 성공한 현대모비스는 현재 국내외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 아직 폴더블 운전대를 양산한 사례는 없다.

9월 수소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된 미래차 컨셉트카
현대모비스가 주도권 잡기에 나선 폴더블 운전대는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는 미래 모빌리티 차량에 최적화된 기술이다. 단순히 운전대를 접어 운전자 공간을 넓혀주는 것뿐 만 아니라 운전석을 뒷좌석 쪽으로 180도 회전시켜 회의실 같은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공개된 사진에는 일반적인 운전대에서 손으로 잡는 원형 ‘림’이 없고 대신 막대 모양의 손잡이가 2개 있다. 운전자 기준으로 둥근 선반처럼 접혀진 운전대는 주행 모드에서 손잡이가 양옆으로 펴진 뒤 수직으로 세워져 조향하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폴더블 운전대에 기존에 개발한 전자식 조향장치(SBW) 시스템을 연계해 조향성을 극대화했다. 전자식 조향장치는 운전대에서 발생한 조향력을 전자신호로 바퀴에 전달해 제어하는 첨단 시스템이다. 고속도로 등 주행상황에 따라 핸들 반응성을 자동으로 조절해 안정감을 배가시키고, 기계적 연결 장치는 제거함으로써 요철이나 방지턱을 지날 때 핸들로 전달되는 진동을 걸러줄 수 있다.

또 시스템의 핵심 전자부품인 전자제어장치(ECU)와 센서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한 이중 안전 시스템을 적용해 일부 장치에 이상이 생겨도 정상적인 조향이 가능하도록 했다.

9월 수소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된 미래차 컨셉트카
현대모비스는 폴더블 운전대 외에도 미래차 부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수소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컨셉트카 ‘엠비젼 팝’에는 운전대와 스마트폰을 도킹해 내비게이션, 음성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포빌리티(폰+모빌리티) 솔루션’을 탑재했다. 또 장시간 주행 중 운전자가 피로감을 느낄 때 위치 이동 없이 조수석에 앉은 동승자가 바로 운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운전대를 좌우로 이동할 수 있는 ‘이동형 운전대’도 선보였다. 이밖에 차량의 네 바퀴가 각각 180도 회전하면서 제자리에서 좌우 및 대각선 이동, 자동 평행 주차 등 기존 자동차의 고정관념을 깬 차세대 ‘e코너 모듈’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핵심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선제적인 기술 제안을 통해 수출 주력품목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최장돈 전무(샤시/안전BU장)는 “현대모비스는 기존의 것을 재해석하는 수준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미래차에 적용될 부품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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