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 물류 대응…국내 수입차 판매량 순위 ‘엎치락뒤치락’

변종국기자

입력 2021-10-10 15:23 수정 2021-10-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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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물류 대란으로 자동차 생산과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국내 수입차 판매량 순위가 매달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카이즈유 등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입차 누적 판매량 1위는 6만2232대를 판 벤츠, 2위는 5만2441대를 판 BMW였다. 그 뒤로는 △아우디(1만5921대) △폭스바겐(1만1815대) △볼보(1만1193대) 순이었다.

그 아래로는 쉐보레와 렉서스, 지프, 포르쉐 등이 누적 판매량 7200~7500대 정도를 달성하고 있는데, 수십 대 정도의 판매량에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이다.

보통 수입차 판매 순위는 신차 출시 여부 및 프로모션 등에 따라 달라졌다. 하지만 올해 수입차 판매량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상황 및 한국으로의 원활한 차량 공급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9월 수입차 판매는 총 2만406대로, 8월보다 7.7% 판매량이 줄었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업체들의 생산량이 줄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선박 부족 등으로 인해 원활하게 차량 인도가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기 수입차 모델은 구매계약 후 차를 인도받기 까지 수 개월이 소요되고 있다.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을 해결 하기 위해 인기 차종에 부품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생산 조절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잘 팔리지만 본사에서는 크게 생산에 집중하지 않는 디젤 차량들은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반대로 본사가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차량의 판매량이 증가한 경우도 있다.

지난달 수입차 모델 중 가장 팔린 모델은 GM 픽업트럭 콜로라도(758대) 였다. 벤츠 GLC 300e 4매틱 쿠페(578대), 벤츠 GLC 300e 4매틱(557대), BMWX4(605대) 등을 제치고 처음으로 단일 모델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지난달 수입차 모델 대부분의 판매량이 8월보다 줄었지만, 콜로라도는 오히려 판매량이 96대 늘었다.

한국GM 관계자는 “픽업트럭은 GM에서도 부가가치가 높고, 잘 팔리는 모델이라서 부품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게 대응하고 있다. 4~6월엔 콜로라도 생산이 더뎠지만 지금은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다보니 상황이 잘 맞물려 성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전기차 테슬라는 올해 1~9월 국내에서 약 1만6200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6000대를 더 팔았지만, 신차 모델Y를 내놓은 걸 감안하면 아쉬운 성과라는 평가다. 테슬라 판매량이 주춤한 건 차량용 반도체 및 선박 부족에 따른 물류 차질 때문이다. 반면 출시 반년도 안 된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는 올해에만 1만4592대를 팔면서 테슬라의 국내 전체 판매량에 근접해 있다.

그러나 현대차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아이오닉5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겼기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상징격인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아닌 거울 사이드 미러로 대체할 경우 보다 빠르게 인도를 받게끔 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테슬라는 차량용 반도체 일부를 직접 설계하고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과 직접 거래를 하는 방식을 사용해 차량용 반도체 문제를 상대적으로 잘 극복하고 있지만, 최근에 차량 가격을 올리는 등 원자료 및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문제에서 자유롭진 못하다”며 “현대차도 테슬라와의 격차를 더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반도체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어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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