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번주 금통위…기준금리 인상할까

뉴시스

입력 2021-10-10 13:04 수정 2021-10-10 13:04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번 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를 개최하는 가운데 두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할 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는다고 해도 11월 회의에서는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오는 12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0.75%에서 동결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 등 ‘금융불균형’ 문제가 심각하지만 연달아 인상한 사례가 과거 2007년 한 차례 밖에 없었고 이주열 한은 총재도 추가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점진적’이라고 표현한 만큼 한 차례 숨고르기 차원이라고 보고있다. 다만,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위해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1~2명 가량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금융투자협회 조사에서도 동결 의견이 높게 나왔다. 금투협이 지난달 27~30일가지 국내 채권시장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100명 중 87명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0.7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 8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당시 금통위 회의 직후 간담회에서 “경기 개선 정도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가겠다”라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점진적’의 표현의 의미에 대해서는 ”서두르지도 않겠지만 지체해서도 안되겠다는 게 기본적 생각“이라며 ”추가 조정의 시기의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바뀌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과 함께 금융불균형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보고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과거 기준금리 인상 기조 전환 시점에서 첫 기준금리 인상과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 시차는 큰 편이었다. 2010년은 7월 인상 후 추가 인상까지 4개월이 걸렸고, 2017년 11월 인상 후에는 추가 인상까지 12개월이 걸렸다. 반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상한 경우는 2007년 7월 4.50%에서 4.75%로 0.25%포인트 올린데 이어 다음달인 8월 다시 5.0%로 0.25%포인트 올린 경우가 유일하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하나만 보고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고 그동안 잇따라 인상한 선례가 한 차례 밖에 없었던 만큼 속도조절을 할 가능성이 높아 이번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금리인상 소수 의견이 1명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금통위원으로 오자마자 소수의견을 내는 게 부담스러울 수는 있지만 보통 후임자는 추천기관 의견과 전임자의 스탠스를 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승범 전 위원이 매파였던 만큼 박기영 신임 금통위원이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이번 달 동결을 하게 되면 11월에는 무조건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2월에 추가 인상해 팬데믹 이전 수준인 1.25%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이번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1명 정도 나올 것으로 점쳤다. 윤 연구원은 ”그동안 이 총재가 추가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 ‘점진적’이라는 단어를 계속 섰고,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채권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며 ”최근 원·달러환율 급등, 코스피 3000선 붕괴 등 금융불안정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문제만 보고 인상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최근 급등한 원·달러환율이 안정화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환율보다는 투자 매리트가 더 중요한데,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본 이탈 측면에서 동결을 하는 것이 시장 소통이나 금융 시장 변동성 등 측면에서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동결하고 11월과 미국 금리 정상화 노이즈가 커지는 내년 8월께 인상하는 등 1.25%까지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하냐 11월에 하냐 하는 부분인데 8월 금리인상을 하고 다음 회의에서 곧바로 인상을 하게 되면 시장 영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하는 방향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점진적 인상을 강조한 만큼 이번달은 쉬어가고 11월에 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추가 금리인상을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 소수의견은 전임인 고승범 전 위원이 매파였던 만큼 박기영 신임 금통위원과 이승헌 부총재 2명 정도로 예상된다“며 ”11월 인상을 하게 되면 이 총재 임기내에서는 더 이상 인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금통위원 임명 직후 소수의견을 낸 경우는 한 차례에 불과하다. 앞서 2008년 최도성 위원, 강명헌 위원이 금통위원에 임명된 직후인 같은해 5월 열린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낸 것이 유일하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부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부진 영향으로 10월 회의까지는 정책여건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며 ”두 가지 정책목표인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중 금융안정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해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하되,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통해 11월 금통위 때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10월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전문가들 논리도 만만치 않다. 비(非) 통화정책방향 금통위이긴 하지만 9월 한 달을 쉬었으니 충분히 점진적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8월 금통위 회의록이나,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금융안정보고서 등에서 지속적으로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하며 ‘금융불균형’에 중점을 둔 만큼 최소 두 차례는 잇따라 인상 후 기준금리 효과를 점검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한은 금통위가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와 금융안정보고서 등 두 개의 보고서 핵심은 경기보다 금융안정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라며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금융안정을 더 중점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보고 올리기 보다는 잇달아 인상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9월까지 집값도 계속 올랐고 채권 시장도 이미 내년도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1.5%까지 오르는 것으로 보고 반응을 하고 있어 10월에 인상을 한다고 해도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금융위나 기재부 등도 가계부채 증가율을 연간 6% 수준으로 막겠다고 하고 있는 만큼 공동 전선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혜영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 연구원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게 ‘금융불균형’ 해소인데 가계부채를 빠르게 억제해 부동산 상승세를 꺾으려면 시차를 두기 보다는 연이어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매파적으로 스탠스가 바뀌거나 추가인상이 확인될 경우 11월에도 연달아 인상해 올해 안에 팬데믹 이전 수준인 1.25%까지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실업률이나 소비자물가 등 경제지표 등을 봐도 이번에 기준금리 인상을 택해도 되는 상황“이라며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등 4자회담에서도 ‘금융불균형’ 정상화를 위한 가계부채 억제를 강조한 것을 봐도 이번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