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복지보다 사회서비스 중요… 청장년 등 근로층 복지도 강화해야”

세종=김형민 기자

입력 2021-10-08 03:00:00 수정 2021-10-08 13: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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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경제자문회의-KDI 공동 주최 ‘성장-일자리-복지’ 국제콘퍼런스
양질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몫… 정부는 맞춤형 교육 등 뒷받침을
홍남기 “일자리 창출 기반은 성장… 포용 성장 패러다임 더 보강해야”





“현금성 복지보다는 사회서비스, 고령층뿐 아니라 근로연령층에 대한 고려가 중요합니다.”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이근 부의장은 7일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 주최한 ‘성장·일자리·복지의 선순환 경제 국제콘퍼런스’에서 현금성 복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현금성 복지보다 육아, 출산, 보육 등 각종 사회서비스를 강화해야 지속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을 통한 ‘성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됐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소득을 늘려 성장을 이끈다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이 한계를 보이는 상황에서 성장이 선행돼야 분배가 가능하다는 취지다. 국내외 전문가 16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번 콘퍼런스에서 실업난과 양극화 심화 속에 정부의 재정부담은 불어나는 상황에서 성장 친화적인 복지정책을 대안으로 논의했다.

○ “보조금, 세제혜택만으로 일자리 창출 힘들다”
전문가들은 현금성 복지의 문제를 지적하며 공교육 등 사회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별세션 연설에 참석한 다니 로드리크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개방형보조금(Open-Ended Grants)이나 세제 혜택으로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개방형보조금은 국가가 분담할 비중만 정하고 총액 제한을 두지 않는 보조금 유형이다. 보조금, 세금 감면 등 현금성 지원은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도 “현금 복지보다는 사회 서비스, 사후 소득 보장보다는 직업역량 배양,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한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용 문제의 해결은 정부가 아닌 기업에 달려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로드리크 교수는 “프랑스는 임금 부분에서 불평등을 완화했지만 실업 문제는 실패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업이며 정부는 그 과정에서 맞춤형 교육 등 공공투입물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영선 KDI 선임연구위원도 “임금 인상 등을 통한 2차적 재분배보다는 교육이나 근로를 통한 1차적 분배가 원래 의미에 가까운 포용적 성장”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기업의 성장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 홍남기 부총리 “분배의 기반은 성장”
소득주도성장의 한계와 정부의 포용성장 정책이 보완될 필요성도 제기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일자리 창출과 분배 개선의 기반은 성장”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사람 중심 포용성장 패러다임을 코로나 위기 극복과 신양극화 해결을 위해 더 다듬고 보강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설계한 홍장표 KDI 원장도 “소득주도성장 등 정책 패러다임을 통해 4년 반 동안 나름의 개선을 이뤘지만 갈 길이 멀다”며 “좋은 일자리와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복지정책이 아동과 노인에게 집중돼 청장년 등 근로연령층의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켄네트 넬손 스웨덴 스톡홀름대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한국의 복지제도는 아동친화적 유형을 보이는데 근로연령대 인구 보호가 특히 약하다”고 지적했다. “세대 갈등을 방지하려면 복지계약을 균형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영선 연구위원도 “근로연령대 복지 확대는 직업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고 봤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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